미래사회와 유림정신
미래사회와 유림정신
  • 경남일보
  • 승인 2020.12.0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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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수 (성균관유도회 경남 부회장 겸 창원지부 회장)
 

 

4차산업을 중심으로 한 미래사회에는 어떠한 사상과 이념이 지배하게 될까? 우리사회는 반세기 이전만 하더라도 전 국민의 95%가 농업에 종사하는 농업사회(1차산업)였다. 그때는 비록 가난했지만 정신적 삶은 풍요로웠다. 부모 형제 일가친척이 서로의 다툼 없이 화평하게 살았다.

동네마다 마을마다 아침저녁으로 유림들의 글 읽는 소리를 들으며 유림정신이 지배했던 시절이다. 당시의 교육은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사람이 본래 지녀야 할 예의와 법도를 따르는 마음으로 되돌아간다는 극기복례(克己復禮)를 통한 인간 중심의 윤리 도덕을 중요시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상은 인간의 정신적 평온을 위해서 인간 상호간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 문제였다.

논어 학이편을 보면 군자(君子)는 배부르게 먹기를 추구하지 않고(食無求飽), 안락한 삶을 추구하지 않았다(居無求安), 또한 가난하지만 아첨하지 않고(貧而無諂), 부유하면서도 교만하지 않는 것(富而無驕)을 기본으로 삼았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공업(2차산업)화와 서비스 및 정보화를 거처 이제 인공지능시대(4차산업)에 접어들었다. 더구나 1차산업인 농업은 5% 미만으로 줄어들어 그야말로 세상이 확 바뀌었다.

불과 20~30년 전만 하더라도 휴대폰이 생활필수품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이제 휴대폰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엽서나 우편, 전화기를 대신하는 통신전달의 수단이 되었고, 외국에 사는 자식들과 얼굴을 마주보며 자유롭게 영상통화를 할 수가 있다. 은행에 가지 않아도 돈을 보낼 수 있으며, 영화도 보고 뉴스도 들을 수 있다. 더구나 인공지능이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은 물론이고, 의사나 변호사의 역할까지 대신 하는 새로운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십수년전 TV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을 때 “TV는 일방적인 정보전달이지만 앞으로는 상호소통이 가능한 세상이 올 것”이라고 예언한 한 석학의 말이 생각난다. 일찍이 그는 인터넷을 예견한 것이다. 이 같은 새로운 시대에 부응하게 될 사상과 이념은 무엇일까? 그것은 보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인의예지의 유림정신일 것이다. 이익추구가 아닌 행복추구(仁)의 유학정신과 부의 축적이 아닌 균형과 공존의 중용정신이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기본정신이며, 이 같은 유학사상은 남북이 함께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통일된 미래의 시대정신으로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 여겨진다.


강용수/성균관유도회 경남 부회장 겸 창원지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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