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리 동네와 비행기 소리
[기고]우리 동네와 비행기 소리
  • 경남일보
  • 승인 2020.12.0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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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원 (자연환경해설사)

우리 동네는 사천공항 인근 지역으로 비행기 소리를 늘 들으면서 살아가는 진주시 내동면 유동 농촌마을이다.

공군 조종사를 양성하는 훈련기와 제트기, 민항기 등 각종 비행기가 거의 매일 주야간 비행을 하면서 소리를 낸다. 최근에는 헬리콥터도 자주 뜨며 동네를 내려다보면서 관찰하기도 한다.

비행기 소리를 많이 듣다 보니 우리 동네 사람들은 소리만 들어도 무슨 비행기가 지나갔는지 알 수 있는 정도가 됐다. 하지만 비행기 소리로 불평하는 동내사람을 본 적이 없으며, 나 또한 마찬가지로 늘 듣는 일상의 소리로 듣고 있다. 아마 비행기 소리에 익숙해져서 신체 리듬이 환경에 따라 자연적으로 적응된 것 같다.

나는 비행기와 연(緣)이 깊은 것 같다. 비행기 소리가 나는 곳에서 태어났고, 이곳에서 유년기와 청년기를 보냈고, 직장도 공항 인근지역에서, 퇴직 후에는 귀향해 생활하고 있으니 예나 지금이나 비행기 소리는 내 귓전을 떠날 날이 없다. 네 살 때 6·25전쟁이 일어나서 동네 사람들을 따라 앞산 아래 개울가로 피난을 갔는데, 갑자기 뒷동산에서 폭격기가 나타나서 우리 주변을 몇 바퀴 빙빙 돌면서 폭격을 하지 않고 지리산 방향으로 날아갔다. 이때 처음 비행기를 보고 소리를 들은 것으로 나는 기억하고 있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비행기 소리는 그치지 않고 우리 동네 하늘에는 더욱 더 많은 비행기가 날고 소리는 계속 늘어만 갔다. 사천공항의 활주로 확장과 국내선 민항기까지 취항하게 되어 매년 성장·발전해 왔다.

진주·사천지역은 타 지역에 비해서 연간 맑은 날 수가 많아 일조량이 길고, 날씨도 고르며 공기도 맑다. 바다와 육지를 겸한 완만한 경사의 넓은 산야가 펼쳐진 곳으로 비행에 걸림이 없는 항공우주산업지로서는 최적의 자연환경을 갖춘 곳이다. 항공우주산업체의 입주와 성공이 확실시 될 것이며, 최첨단 우수인재도 계속 모여 들것이며 따라서 인구도 늘어날 것이다.

나 자신도 항공우주산업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자칭하고 싶다. 1990년대에 경상대 공과대학에 근무하면서 궁합이 잘 맞는 학장님을 만났는데 같이 하는 일마다 성과도 좋았다. 공과대학을 항공공학 특성화대학으로 육성하기로 협의한 후에 학장님과 같이 진주·사천시청, F-16제트기를 조립 생산하는 삼성항공, 공군교육사령부와 연계한 각종 자료를 만들어서 중앙부서와 지역출신 주요 인사를 수 없이 찾아다니면서 노력한 결과 마침내 교육부로부터 항공공학과 신설 승인과 과학기술처의 항공기기술부품연구센터(RRC) 유치에 성공했다. 이 쾌거는 대학의 발전뿐만아니라 앞으로 진주·사천지역의 항공우주산업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쳐 동반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지금 조성중인 진주·사천 국가항공산업공단이 완공되면 우리 동네 하늘에는 밤낮없이 비행기 소리가 더욱 더 그칠 날이 없을 것이다. 비행기 소리는 돈이 굴러들어오는 소리이다. 일자리창출과 직장을 만드는 소리다. 또한 지역을 부자 동네로 만든다. 그래서 부강한 국가가 된다.

그러므로 불철주야 훈련하는 조종사와 항공우주산업 생산현장에서 일하는 임직원에게 우리 동네 사람들은 박수를 보낸다.

매일 비행기 소리를 들으며 살아가는 우리 동네 주민들도 항공우주산업 발전과 공군조종사 양성에 숨은 조력자인 셈이다. 항공우주산업체 임직원과 가족도 인근 동네로 농촌체험관광이나 텃밭체험을 하면서 상호 소통과 친목의 시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자연환경해설사 류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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