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民心)이 천심(天心)이다
민심(民心)이 천심(天心)이다
  • 경남일보
  • 승인 2020.12.0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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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
연말을 맞아 유수의 언론과 전문연구기관은 새해의 주요 이슈와 흐름을 특집으로 발표하고 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어서 새해 전망이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들어오는 것은 ‘비정상적’, ‘비확실성’이라는 단어다. 지구촌 전체를 병들인 코로나19는 백신개발에도 불구 내년에도 중요과제로 등장, 곳곳에서 백신확보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새 대통령 취임도 불확실성에 속하고 침체된 국제경제에 대한 해법도 그러하다.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다툼도 예측할 수 없는 국제문제이다. 무엇보다 침체된 국제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각국의 수지계산은 과거 어느 때보다 치열해 비정상, 비확실성을 예고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으로 보도되고 있다.

상황을 국내로 옮겨보면 더욱 실감난다. 잡 코리아는 올해의 사자성어로 적막강산(寂寞江山)을 꼽았다. 남녀 6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앞날을 내다볼 수 없게 답답한 지경이라는 의미다. 드라이브 스루가 일상이고 언택트가 당연시 되는 현실이니 그럴만 하다.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택배와 무관중 경기, 관중없는 콘서트로 인한 컴퓨터와 SNS의 생활화로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에 일대 변화가 오고 있다. 혼란한 정치와 사회도 모든 이슈와 일상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된 상태다. 이러한 비정상, 비확실은 한해를 마감하는 세밑에도 요동치고 있다. 공수처법 강행으로 야기되고 있는 정치권의 첨예한 대립, 검찰총장을 둘러싼 징계와 그에 저항하는 치열한 법리다툼, 월성원전 수사, 부동산대책, 집권여당과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몰고온 여파가 불확실과 비정상에 대한 시비와 대립을 불러오고 있다. 코로나19는 좀처럼 기세가 꺽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1일 확진자 1000명을 위협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과제들이 내년에도 쉽게 해결되지 않고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 중에서도 정치현상은 더욱 비정상이고 불확실하다.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하락은 마지노선을 위협하고 있어 레임덕현상을 앞당길 소지를 안고 있다. 3월이후에는 대선을 겨냥한 잠룡들의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되고 4월이면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로 나라는 선거열풍에 휩싸이게 된다. 법무부발 갈등과 정부, 사법부 선택 결과에 따라 엄청난 후폭풍을 가져올 소지를 안고 있다. 거기에다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여론조사 결과는 정국을 주도하는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무엇보다 부동산문제는 뚜렷한 해법이 없는데다 이미 신뢰를 잃어 웬만한 처방으로는 먹혀들지 않는 상황에 이르렀다. 총체적 난국이라 할만하다.

여당은 이러한 상황에 둔감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곳곳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와도 자가당착에 빠져 지지율하락에도 무감각하다.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과 검찰총장간의 갈등을 부끄러워 해야 한다. 이제와서 보니 검찰총장의 임명이 잘못됐다는 목소리도 무슨 일이든 옳고 그름에 관계없이 ‘옳소’만 외치는 돌격부대와 여론조사에서 다수에 밀리는 민심에도 ‘국민의 뜻‘이라고 앵무새처럼 지껄이는 친위부대가 지지를 잃는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열성적 친문의 눈치만 보며 사리에 관계없는 집단으로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정치인들은 반드시 도태한다는 것을 잊은 채 현실에 안주하고 있으니 비정상, 불확실에 국민들만 고통에 빠져드는 것이다. 물론 국민의 잘못도 적지 않다. 그들이 오만하도록 너무 많은 국회의원을 안겨준 것이 잘못이다.

불확실성과 비정상은 집권여당이 해결해야 한다. 국민이 대통령과 다수당을 뽑아 주었으니 당연한 업보이다. 그렇다고 여론을 거스르고 국민을 팔아선 안된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겸손한 자세로 상황을 엄중하게 읽어야 한다. 권력은 유한하다. 그리고 민심이 천심이다. 비정상과 불확실성의 해결이 선결과제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변옥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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