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윤수 경남어류양식협회 회장
[인터뷰] 이윤수 경남어류양식협회 회장
  • 박도준
  • 승인 2020.12.09 17: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산 활어, 국내양식업계 씨를 말리고 있다”

덤핑으로 밀려와 국내 식탁 점령
출하못한 방어·참돔 양식장 가득
검역 강화·국내산 애용만이 살길

 

경남 양식업계가 덤핑으로 밀려오는 수입 일본산 활어로 인해 삼중고를 겪으면서 이대로 가다간 몇 년 안에 모두 도산할 상황에 처해 있다. 특히 가두리현대화사업 일환으로 정부에서 태풍·폭풍의 내습에도 견딜 수 있는 내파성 가두리양식장을 조성해 줄 때만 해도 어민들은 희망에 차 1㏊당 7억원 안팎을 쏟아부었는데 원가보다 낮춰 출하해도 팔리지 않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간 2~3년 안에 모두 도산할 수밖에 없다고 어민들은 하소연하고 있다. 이번 달 3차례 세종 해수부와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집회를 열고 일본산 활어를 패데기치며 퍼포먼스를 하고 내려온 이윤수 경남어류양식협회 회장을 만나 현황을 들어봤다.

-이번에 코로나사태 속에서도 시위를 펼친 배경은.

▲일본산 활참돔과 활방어 덤핑 수입으로 어류양식업계가 도산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수입 수산물 검역 완화로 촉발된 국내산 가격 하락은 원가에도 못미쳐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 정부의 수입산 활어 전량에 대한 정밀 검사 촉구를 위해 소규모 시위를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

-경남지역 어류양식장 현황은.

▲해상 가두리 130곳 321㏊와 축제식 2곳 2㏊ 등 총 132곳 323㏊가 있다.

-출하하는 참돔과 방어를 기르는데 드는 기간과 비용은.

▲참돔의 경우 치어 입식 후 36개월을 길러야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1~1.5㎏이 된다. 현재 사료값, 인건비 등 모두 합쳐 1㎏당 1만원 내외가 든다. 방어의 경우는 치어를 포획하지 못하도록 묶여 있어 정치망으로 잡아온 중간어를 입식, 축양하는 형태라 사료값이 많이 들어간다. 1~3㎏으로 키우려면 1㎏당 8000원 내외가 든다.

-어류양식 어민들이 처한 현실은.

일본산 수입수산물 검역기간 단축과 검사완화로 일본산 활어가 당일 통관되어 국내산보다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활어들이 판매를 못해 양식장에는 활어들이 넘쳐나고 있다. 출하를 못해 덩치가 커진 활어에게 무작정 사료를 주기도 벅찬 상황이지만 폐기처분할 수 없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사료값을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산 수입절차는.

▲검역완화 이전인 2017년까지 양식산 식용 수입 방어 100%, 참돔 50%에 대해 정밀검사 하던 것을 2018년부터 4% 검사로 완화해 통관이 기존 4~5일 걸리던 것이 당일 출하되고 있다.

-일본산과 국내산 가격 경쟁은.

▲도쿄올림픽을 위해 축양 수를 늘렸다가 취소되는 바람에 현지에서 참돔 1㎏당 800엔 하던 것을 500엔에 밀어내기를 하고 있다. 이는 원가 이하인데 일본정부가 뒤에서 지원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산 활참돔은 지난해 ㎏당 1만5000~1만6000원에서 올해 8000~1만원으로, 국내산은 지난해 1만~1만2000원에서 올해 7000~9000원으로 하락한 상태이다

-국내산 활어와 일본산 활어의 차이는.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남쪽에 있다 보니 축양환경과 기반시설이 훨씬 좋고 양식기간도 짧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 일본산보다 식감이 쫄깃하고 담백하다. 일본은 자국민들에게 공급하는 활어는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지만 우리나라에 수출하는 것은 눈으로 이상유무를 확인할 뿐이다.

-어류양식업계가 살아남는 방법은.

▲해수부가 관련 지자체를 통해 건의했지만 WTO나 국제규정에 위배된다는 등 원론적인 답변만 하고 있어 답답하다.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일본산 활어 B품을 자연산으로 속여 팔기도 한다. 모든 상황들이 어류양식업계를 도산에 빠뜨리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일본산 활어 검역을 강화하고 국민들이 국내산을 이용하는 것만이 국내 어류양식업계가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다.

박도준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