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기업 평가의 새로운 기준 'ESG'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기업 평가의 새로운 기준 'ESG'
  • 경남일보
  • 승인 2020.12.1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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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경영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은 매우 다양하다. 그 평가기준은 크게 재무적 평가 기준과 비재무적 평가 기준으로 대별하기도 하지만 분야별로는 고객관련 기준, 재무적 성과 기준, 내부 프로세스 차원의 평가 기준, 기업구성원 관련 평가기준 등으로 나누기도 한다. 고객 관련한 대표적 평가기준으로는 고객만족도, 고객충성도, 시장점유율 등이 있고, 재무적 성과 지표로는 매출성장률, 매출총이익률, 순이익(률), 영업이익률, 투자수익률 등이 있다. 내부 프로세스 차원의 평가기준으로는 생산성, 품질수준, 원가절감 등을 들 수 있고, 기업구성원 관련 평가 기준으로는 직원들의 직무만족도, 직무몰입도, 인적자원의 부가가치 창출도, 인사고과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 등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투자자들이 과거처럼 기업이 돈을 얼마나 잘 버는지, 말하자면 재무적 성과만 들여다보지 않고, 과연 어떻게 돈을 벌고 쓰며 회사를 꾸려가는 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투자한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얼마만큼 제대로 완수하는지, 사회적 가치(Social Value)를 얼마나 높이고 있는 지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한국전력이 최근 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 등의 석탄 발전소 프로젝트로, 네덜란드 공적연금(APG) 6000만 유로(약 790억원)의 한전 지분을 매각하고 투자를 회수해버려 상당한 타격을 받은 것이다. 그러다보니 국내 기업들이 환경과 관련한 투자, 사회적 책임 수행, 지배구조 개편 등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강조되는 기업의 성과평가 기준이 바로 ESG 즉 Environmental, Social, and Corporate Governance이다. 친환경적 기업경영, 사회적 책임 중시경영, 합리적 지배구조라는 세 가지 구성요소들은 기업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과 기업 활동의 사회적 파급 영향 등을 가늠하는 주요한 평가기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발맞춰 국내 기업들도 ESG 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ESG 경영에 가장 선도적인 기업으로 꼽히는 SK그룹은 계열사 3곳이 최고 등급인 A+(매우 우수)에 이름을 올렸다. SK주식회사와 SK텔레콤, SK네트웍스가 최고 등급에 랭크된 데 이어, SK하이닉스, SK디스커버리, SK가스 등은 A등급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효성그룹도 계열사 3곳이 ESG 평가에서 A+ 등급에 올랐다.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효성티앤씨 등 효성그룹 계열사 3곳이 A+를 받았고, 지주사 ㈜효성과 효성중공업은 A등급에 자리했다. 한화그룹도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생명 등 4곳이 A등급에 이름을 올렸는가 하면, CJ그룹도 코스닥 상장사인 CJ프레시웨이를 비롯하여 CJ, CJ대한통운, CJ CGV, CJ제일제당, CJ프레시웨이 등 5개사가 A등급에 신규 포함됐다.

이제는 ESG 경영에 진력하는 기업이 예전보다 더 많은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게 되었다. 기업의 ESG 경영 여부는 곧 투자로 이어지기 때문에 기업들은 앞으로 ESG 경영에 더욱 진력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 기업의 주가는 재무정보만으로는 설명되지 못하고, ESG 관점의 비재무적 정보로 설명해야하는 환경으로 변화된 것이다.

기업의 경영성과에 대한 평가 기준은 정치 사회적 환경 변화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 일시적 유행이랄지 조류처럼 대두되었다가 용두사미 격으로 자취를 감춰버린 평가기준들도 적지 않았다. 예컨대, 60년대 말부터 유행처럼 등장했던 품질관리분임조 활동이나 2000년대 초반에 경영시스템에 도입되지 않으면 낙후된 기업으로 낙인이 찍힐 정도로 강조되던 녹색경영(Green Management) 인증제도도 지금은 그 자취를 찾아보기가 어렵게 되었다. 최근에 많은 기업들이 열을 올리며 ‘사회적 가치’라고 강조하는 ESG도 앞으로 어떻게 전개 발전되어 기업의 성과향상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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