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수 (창원대학교 명예교수·정충문화진흥회장)
지방자치시대(1995~)가 정착되면서 각 지역마다 지역문화행사(축제)가 활발히 전개됨에 따라 지역문화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나는 지역문화행사 중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 충신을 기리는 충의정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정충문화진흥회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예술축제인 개천예술제(진주성전투)는 충혼의 역사를 간직한 호국예술축제임에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삼국통일의 계기가 된 신라 충신 죽죽을 기리는 합천의 대야문화제. ‘이몸이 죽고 죽어 일백번 고쳐죽어…’로 시작(단심가)되는 고려 충신 정몽주 선생을 기리는 포은문화제, 그리고 조선시대 양대 변란으로 꼽히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에서 조국이 바람앞의 등불처럼 위기에 처했을 때 수많은 의병들이 나라를 지켰다.
이 문화제는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5호(1980)로 지정된 문화재(문창제놀이)이다. 나라와 임금을 구하기 위해 남한산성 쌍령전투에서 백선남 부사가 청나라 군대의 칼에 맞아 돌아가기 직전, 창원대도호부 부인(관인)을 황시헌(공)에게 넘겨주며 잘 지켜라는 명을 받아 이를 오른 손으로 잡고 항쟁하다가, 오른 손이 짤리고, 다시 왼 손으로 잡자, 왼손이 짤려, 입으로 물어 끝까지 지키다가 목숨을 빼았겼다.
이에 나라에서 정려와 하사비가 내려졌고, 이후 그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매년 창원대도호부 부사가 그의 제삿날에 제사를 지내고 관기로 하여금 추도무을 추게 하고 군노놀이와 매귀굿으로 군관민이 함께한 추모행사를 하게 된 것이 정충문화제이다.
올해는 충신 황시헌(공)이 돌아간 383주년을 맞이함에 따라 ‘정충문화 삼백팔십삼년 -그 발자취를 찾아서- ’ 라는 기념특집을 발간하게 되면서, 이 지면을 통해 정충문화의 높은 의미를 되새겨 본다.
강용수/창원대학교 명예교수·정충문화진흥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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