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청소년 코로나19 극복 체험수기 금상]임현주
[경남 청소년 코로나19 극복 체험수기 금상]임현주
  • 경남일보
  • 승인 2020.12.14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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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 경남영업본부장상
 
 

마스크를 안쓰면 돈 내는 나라


“마스크를 쓰지않으면 돈을 낸다?” 이런 말을 몇 년전 들었다면, 사람들은 콧방귀를 뀌었을 것이다. 어떤 나라가 마스크를 안쓴다는 이유만으로 돈을 내라고 하냐고. 몇 년 아니, 몇달전까지만 하더라도 길에서 흔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볼 수 있었고, 내게 마스크란 감기기운이 있을 때 잠깐 착용하던 것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라는 바이러스가 등장하였고, 우리의 삶에서 마스크란, 단팥빵에 팥이 없는 셈이 되어버렸다.

학교에 가더라도 열이 나거나 기침 몇 번하면 코로나 유사증상이라며 집에 돌려보내지는 친구들, 아침마다 하는 자가검진, 뉴스라곤 챙겨보지 않았던 내가 시간이 날 때마다 인터넷 뉴스를 통해 확진자가 얼마나 생겼는지 챙겨보고 있었다. 내가 미처 확인을 하지 못한 날에는 우리반 친구가 “오늘 확진자 몇 명이래~” 라고 알려주었고, 이렇게 코로나는 우리의 삶을 바꿔놓았다. 또 마스크를 쓰지 않고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마음 편하게 놀러다닌다는 일 등 당연시 했던 일들을 하지 못하게 되니 조금 답답한 마음도 있었다.

국내 첫 환자가 발생하였을 때, 나는 ‘메르스’ 처럼 금방 지나갈 것이라 예상하였다. 그렇게 ‘코로나’는 나와 관련없는 일이라 생각하였고, 단지 다른나라에서 넘어온 전염병, 이게 다였다. ‘메르스’ 도 처음엔 논란이 되긴 하였으나, 별다른 확산 없이 조용하게 넘어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는 전국적으로 확산이 되며 우리나라도 다른나라처럼 확진자가 무자비하게 나타났다. 신천지 사태로 상황은 더 악화되었고, 우리 지역에도 확진자가 발생하였다.

처음엔 학교&학원을 가지 않는다는 소식에 매우 기뻤다. 어쩌면 학교-학원-독서실-집을 반복하던 일상에 지친 내가 모처럼 집에 머문다는 생각에 기뻤을지도 모른다. 난생 처음 해보는 온라인 수업, 줌수업 어쩌면 마지막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열심히 들었다. 이해하지 못한 수업을 여러번 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온라인 수업은 시간이 지나고 내 집중력이 바닥나며 단점만 남게 되었다. 집에서 수업을 듣는다는 사실은 나를 무척 설레게 만들었지만, 자꾸 축 늘어지게 되었다. 수업이 조금 빨리 끝나는 날이면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수다를 떨었고, 이렇게 처음엔 줄거웠던 생활들도 자꾸 반복하다보니 지루해졌고, 계속되는 코로나로 사람들과 접촉을 최소화하며 끊임없이 집에 머물게되었다. 그러다 조금 잠잠해진 것같으면 또 확진자가 확 나오고, 말끝마다 붙는 ‘코로나 때문에…’ 이 말이 너무 듣기싫었다. ‘코로나’ 라는 전염병이 내 모든 길을 막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 선생님의 책상을 보게 되었고 그곳에서 버킷리스트와 비슷한 무언가를 보았다. 사람을 만나고, 놀러가는 일 등등…. 모두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이었다. 나와 너무 비슷해 신기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식당을 이용한 손님 중에 확진자가 있다는 이유로 영업을 중단 당하고, 자가격리 되며 수많은 피해를 보는 자영업자들, 그렇다고 정부 보 조금이 딱 정해져 있어 더 괴로운 지금, 당장 누가 코로나에 걸렸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낯선 사람이 아니더라도 내 옆에 있는 사람을 경계하고 쉽사리 마스크를 벗지 못한다는 사실이 마음이 너무 아팠다. 코로나로 인해 불경기가 악화 되었고, 자영업자이신 우리 아빠는 점점 힘들어하는 것같이 보였다. 하긴, 나라도 힘들 것 같다. 아무리 노력을 하더라도 코로나로 사람들이 집밖에 나오질 않고, 배달어플을 이용하니 일회용품 사용량만 늘어나는 셈이다.

자꾸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우울증에 걸릴 것만 같았다. 지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들을 생각한다고 해결되지 않을 일에 사용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그렇게 나는 코로나로 집에 머물러야 할 현재에 맞춰 계획을 짜기 시작하였다. 하루에 책 몇 권 읽기, 문제집 몇 장 풀기, 장래희망 찾아보기…. 그동안 하고팠는데 시간이 없어 미루던 일들도 적으니 실천하려 했던 계획들은 금방 채워졌다. 그렇게 하나하나 시행하였다. 물론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외에 가족과 시간도 보냈다. 엄마와 아빠는 내가 평소 따라 다니지도 않다가 갑자기 엄마 아빠와 시간을 보내고싶어하니 조금 어색하다고 하였다. 코로나가 우리의 삶을 바꾸어놓았고, 마스크 없인 살 수 없는 삶이 되었지만,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다 보면 집에서 가족과 함께 보낼 시간을 마련해준 코로나가 고마웠다.

하지만, 아무리 조심해도 코로나 확진자는 끊임없이 나왔고, 이제 문자가 왔다는 알람소리만 들어도 ‘혹시 재난문자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에 가슴 졸이게 되었다. 요즘 이·통장단 사태로 인해 우리동네는 각 동마다 확진자가 한명씩 있는 꼴이 되었고, 집밖으로 나가기도 두려워졌다. ‘코로나’ 무증상자도 있고, 후유증도 굉장하고 백신도 없다보니 다른 여러 질병보다 더 무서운게 당연한 것같았다.

그래도 코로나 방역에 힘써주시고, 감염될 수도 있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확진자들을 치료해주시는 분들,이 분들이 있어 너무 든든하다. 만약 나였다면, 전국적으로 확산이 되고, 사망위험도 있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나 자신을 희생하진 못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희생하며 타인을 도와주는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이렇게 고마운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사람들이 개인이 아닌 공동체를 생각하여 하루빨리 코로나가 끝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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