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청소년 코로나19 극복 체험수기 대상] 채오령
[경남 청소년 코로나19 극복 체험수기 대상] 채오령
  • 경남일보
  • 승인 2020.12.14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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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오령(진교중학교 3학년 1반)
 



남쪽 바람으로부터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다. 그 봄은 따뜻한 바람에 생명을 싣고 다가와서는 겨우내 시들하게 숨죽였던 사람들의 열정을 되살려 새해의 시작을 알린다. 그리고 지금껏 사람들은 봄이 주는 신비한 안정에 위안을 얻어 지난 아픈 일들은 잊고 새 계절에 최선을 다해왔다. 하지만 올해 2020년의 우리는 작년 겨울에 발목 잡힌 채 새 봄을 맞이하기도 전에 또다시 겨울을 맞았다. 봄이 어루만진 사람들의 열정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지침에 의해 강제로 억압당했고 반가운 친구를 만날 때도 마스크를 써야 했기에 얼굴을 마주하고 웃지 못했으며 자연스러운 일상의 흐름은 우리가 존재하는 장소가 바뀜에 따라 체온측정과 QR체크로 인해 리듬이 깨졌다. 그에 따라 아무것도 할 수 없어진 사람들은 이대로는 살 수 없다는 듯이 이 팬데믹 상황에 맞서 싸우기 시작했고 그 싸움은 학교와 회사, 개인, 지역사회 너나 할 것 없이 모든 방면에서 이루어졌다.

먼저 학교에서는 온라인수업을 실시했다. 개학식이 자꾸만 미뤄져 걱정과 실망이 가득했던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이 실시되면서 집 안에서 컴퓨터를 통해 안전하게 선생님과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수업을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수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교육청과 학교에서 태블릿PC와 휴대용 와이파이를 빌려주었고, 그 결과 전교생 단 한 명도 빠짐없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등교할 수 있게 된 5월 말에는 교내에서 적극적인 거리두기가 이루어졌다. 다른 반 교실 출입과 특별실 수업을 자제하고, 교실에서 거의 모든 수업을 해결하여 학생들이 섞이는 일을 줄이고 급식실에서 또한 칸막이를 설치하여 한 칸씩 띄워 앉았다. 그리고 마스크를 벗는 학생이 없도록 선생님뿐만 아니라 친구들 끼리도 조심했으며 마스크 줄이 끊어진 친구를 위해 자신이 가진 여분의 마스크를 나눠주는 친구들도 있었다. 회사 또한 마찬가지이다. 외출과 대중교통 이용 과정에서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재택근무를 실시했다. 그 모습은 학교의 온라인 수업 중에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컴퓨터 속 선생님은 학교가아니라 집에서 수업을 하고 계셨다. 그리고 아빠 또한 집에 머무르며 컴퓨터로 업무를 처리하기도 했다. 이렇듯 일상 속에서 우리는 코로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는 훈훈한 광경 또한 볼 수 있었다. 한 SNS에서 마스크를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면 처리 과정에서 길가 야생동물의 목이나 다리에 감겨 죽음을 맞을 수 있다는 게시물이 올라온 이후 그 게시물이 확산되며 사람들은 마스크를 버릴 때 줄을 끊어서 버리고, 또 그들의 지인에게도 그렇게 하라며 권유했다. 나 또한 학원선생님과 엄마에게 그 얘기를 들었고 똑같은 얘기를 두 번 들어야 한다는 귀찮음보다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의 편의보다 다른 작은 동물들을 위해서 잠시의 시간을 할애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지역사회에서는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소소한 나눔을 하기도 했다. 직접 만든 손소독제를 이웃에게 나눠준 것이다. 직접 만든 손소독제를 작은 약통에 담아 건네주며 항상 조심하시라는 이웃의 말은 힘든 상황에서 큰 힘이 되었다. 그리고 그 휴대용 손소독제를 들고 다니니 굳이 외부에 있는 누가 사용했을지도 모르는 손소독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 더욱 안심할 수가 있었다. 이렇게 우리는 정을 나누며 이러한 상황에도 조금의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

나는 이러한 여유를 가지게 된 원인에 근본적으로 국가와 지방정부의 빠른 대응이 한 몫했다고 생각한다. 올해만큼 안전안내문자를 많이 받은 해는 없었다. 사람들은 안전안내문자를 통해 지역별로 확진자가 발생할 때마다 동선과 시설 이용 시각을 알 수 있었고, 확진자와 관련된 사람들이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를 받았다. 각종 포털사이트에서는 메인화면에서 코로나 현황을 확인할 수 있었고 공공기관에서는 마스크를 나눔하여 경제적인 부담을 줄여주었다.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시키기 위해 마스크 미착용시 벌금을 부과하고 끊임없는 브리핑을 통해 현재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

그것은 코로나19 사태가 먼나라 이야기가 아닌 정말로 심각한 수준의 위기임을 인지시켜 주었다. 마스크가 답답하다며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기 전까지는 마스크 쓰기를 꺼려하던 아빠도 뉴스와 각종 시사 방송을 통해 마스크 착용의 효과를 알게 된 후, 우리 가족 중 누구보다 먼저 외출 전 마스크를 챙기게 되었다.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가 여기까지 전파될리 없다며 안심하라던 학원 선생님들도 학원 휴강과 등교중지 상황이 계속해서 이어지자 학원 강의실에서 최대한 띄어 앉아 강의를 듣게 하고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원생들에게는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알려주며 마스크 쓰기를 강조했다. 즉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의 위험성을 국민 모두가 느끼게하고 인식하게 해주었기 때문에 정부가 제시한 지침을 믿고 그에 따라 행동한 것이다.

이와 같이 국민과 기업 국가는 모두 화합하여 코로나바이러스의 종식을 위해 힘쓰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 생활의 모든 곳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얼마 전까지 계획에 차질없이 진행되던 학교 축제준비도 주변지역 코로나 확진자 수 증가로 행사 자체가 취소되었고, 좌석예매를 모두 마친 뮤지컬과 연극 공연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의해 좌석 간격을 띄어 재예매를 진행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 생활 속 작은 방심이 불러낸 결과이다. 따라서 우리는 설마 이곳까지는 확산되지 않겠지 하며 마음을 놓고 있으면 안 된다.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람들의 방심만을 노리고 호시탐탐 감염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한 해를 허비한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의 해방을 위해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해야 하고,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 더이상 2019년의 겨울에 발목 잡혀 있을 수는 없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코로나의 종식과 함께 새로운 봄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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