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회색 하늘, 문제는 나였어
[기고] 회색 하늘, 문제는 나였어
  • 경남일보
  • 승인 2020.12.1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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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중 (낙동강유역환경청장)

겨울의 초입을 지나고 있는 계절, 우리 주변의 풍광은 마치 흑백사진을 보고 있는 것과 같이 회색빛으로 단조롭기 그지없다. 하지만 이런 계절의 변화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으니 바로 파란색 하늘이다. 우리가 올려 보는 하늘이 푸른 이유는 태양에서 출발한 빛이 지구의 대기층을 통과하면서 발생하는 산란작용의 결과이다.

그러나 우리 인류가 농경사회에서 산업혁명에 성공한 이후 급격한 공업화와 도시화 그리고 멈출 줄을 모르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해 대규모 도시를 중심으로 푸른 하늘이 먼지로 가득한 회색으로 변하기도 했고 그 결과는 참담했다. 런던스모그로 20세기 중반에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대재앙에서 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21세기는 달라졌을까? 최근에는 산업화와 도시화를 이루고 있는 많은 국가에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석면이나 다이옥신, 벤젠과 동등하게 인간에서 발암성이 있는 발암물질로 지정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2018년 미세먼지 나쁨 일수가 59일이다. 1년 중에서 2달을 미세먼지로 사람들이 불편하게 지내야 하고 건강의 위협을 받고 지내야 했다. 미세먼지는 대부분 연료 연소에 의해 발생되며, 보일러나 자동차, 발전시설 등에서 인위적으로 배출되는 물질이 주요 발생원이다. 그 외에도 공사장, 도로 등에서 발생되는 먼지도 많은 양을 차지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난방용 연료 사용 증가에 따라 오염물질 배출량이 함께 많아져 아주 높은 농도의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날이 증가하게 된다. 국외에서 유입된 오염물질도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결국 사람의 활동으로 인해 발생시킨 오염물질이 미세먼지가 되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정부는 미세먼지의 농도가 높아지는 동절기인 12월부터 3월까지는 미세먼지 발생을 저감하고자 지난해부터 계절관리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시기에는 전력 수급을 고려하여 석탄발전 가동을 최대한 줄이고, 대형 사업장의 경우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자발적으로 감축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소나 대형 사업장의 오염물질 배출저감 노력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우리 개인의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수도권의 경우에는 배출가스저감장치(DPF)가 부착되지 않은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은 운행이 불가하다. 미세먼지 배출이 많은 소각시설의 가동율을 줄이기 위해 폐기물 배출을 줄이고 겨울철 적정 실내온도는 20℃ 이하로 유지하자. 불필요한 스위치를 끄고아 대기전력이 줄면 관리비도 함께 줄어든다. 소각으로 인해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발생량도 상당하다. 불법으로 소각을 발견하면 바로 신고하자.

미세먼지 주요 원인은 발전이나 산업시설, 자동차라고 하여 나와 무관한 것이 아니다. 선진국 어느 나라와도 뒤지지 않는 1인당 전력소비와 폐기물발생량, 가까운 거리도 자가용 차량으로 이동하는 운전 습관은 모두 나부터 시작된 것이고 이것이 미세먼지 발생량 증가로 연결된다. 모두가 누리는 맑고 깨끗한 푸른 하늘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는 그동안 누렸던 생활의 편리 중에서 일부는 내려놓아야 한다. 이것이 등가교환의 법칙이다.

보이저 1호가 마지막으로 촬영한 우리 지구의 모습을 본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이 남긴 말을 인용하며, 우리의 책임을 조심스럽게 강조하고 싶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 지구는 생명을 품은 유일한 행성입니다.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 우리 종이 이주할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현재로선 우리가 머물 곳은 지구뿐입니다. 창백한 푸른 점(지구)을 보존하고 소중히 여겨야 할 우리의 책임을 강조합니다. 우리가 아는 유일한 보금자리 말입니다.


이호중 낙동강유역환경청장

이호중 낙동강유역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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