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블랙 프라이데이와 코리아 세일 페스타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블랙 프라이데이와 코리아 세일 페스타
  • 경남일보
  • 승인 2020.12.2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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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체들이 기간을 정하여 특별히 정가보다 싸게 파는 상행위를 ‘바겐세일(bargain sale)’이라고 한다. 백화점이나 쇼핑센터, 중소 점포들에서도 ‘OO% Off’ 세일이라는 현수막이나 게시물을 붙여두고 소비자들을 유인한다. 이런 행사들은 대체로 재고상품들이 쌓이거나 제품의 수명주기가 다하여 새로운 모델이나 신제품의 출시에 대비해 소진시키려고 시도하는 판매 전략인 것이다. 서구 유럽 국가들의 경우는 바캉스와 직결되는 여름철과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와 연계되는 겨울철, 두 차례에 걸친 바겐세일 행사가 진행된다. 이에 반하여 미국의 경우는 9월 첫째 월요일은 미국의 노동절로 직전 주말에 바겐세일이 진행되고 매년 11월 넷째 목요일은 성탄절과 더불어 미국 최대의 명절인 추수감사절이어서 그 다음날 금요일부터 파격적이고도 대규모적인 바겐세일이 전개되는 데 바로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이다.

미국의 경우, 회계 상 적자를 ‘red ink’라 하고, 흑자를 ‘black ink’라고 하는데, 소매업체의 연중 매출가운데 20%는 할인율이 최고인 블랙 프라이데이 하루 동안에 이루어지고, 70%는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 기간에 이루어져서 흑자를 기록하는 전환점이 되는 날이라 하여 붙여진 명칭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주요 소매업체들이 이른 시간에 개장하면서 공휴일 쇼핑 시즌을 개시하여 최대 90%까지 파격적으로 할인 판매를 실시한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전국가적인 연방 공휴일은 아니지만, 캘리포니아 주를 비롯한 여러 주에서 추수감사절 다음 날을 주 정부 직원들에게 공휴일 제공하는 등, 유통업체들의 매출신장과 소비자들의 염가의 쇼핑 기회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는 유통업체들이 당해 연도의 재고 상품들을 다음해까지 넘기지 않고 보다 저렴하게라도 소진시키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것이다. 재고 상품이 쌓일 경우 현금 유동성에도 문제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재고관리 비용의 부담이 있기 때문에 싼 값에라도 매진시키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그런데다가 연말 보너스를 받은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작동되기도 하고,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에 선물을 주고받는 관습이 이어지고 있어서 쇼핑활동이 보다 활발해지는 시기이다. 블랙 프라이데이 당일 말고도 사전 세일기간이 있고 추수감사절 휴가를 외지에서 보내고 돌아온 사람들이 월요일에 온라인 쇼핑을 많이 하는 점에 착안하여 실시하는 사이버 먼데이(Cyber Monday) 행사도 진행된다. 블랙 프라이데이 당일에 쇼핑을 못한 소비자들이 사이버 먼데이를 이용하게 되는 것이다.

합리적인 재고관리를 위해 저렴하게라도 팔아 소진시키고자하는 유통업자의 심리와, 연말 보너스를 받아 겨울철 생필품은 물론 1년 동안 기다렸던 상품을 사려는 소비자의 구매욕구가 맞물려서 일어나는 경제적 빅 이벤트라 할 수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의 기간에 올린 매출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기업들이 많아서, 각 기업마다 해당 시즌의 현황을 관측하고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와 미래의 경기를 예측하는 계기로 삼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2015년에 메르스 사태로 내수시장이 침체되고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정부 차원에서 소비 진작을 위해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를 롤 모델로 삼아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를 도입하기 시작하였다. 정부의 지침만 있었을 뿐, 실질적인 홍보 전략이나 구체적 방안도 마련하지도 못한데다가 기업들의 참여마저 저조하여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해 여론의 비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2016년부터는 명칭을 ‘코리아 세일 페스타’로 바꾸고 제조업계를 종용하여 참여시키기도 하였으나 행사 일자와 기간이 매년 달라지고 홍보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올해 2020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지난 11월 1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되었는데 1,7774개 업체들이 참여하여 이전에 비해서는 다소 나아졌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앞으로 산업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환영받고 만족스러워하는 이벤트가 될 수 있길 기대해본다.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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