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책, 왜 실패를 거듭 하는가
부동산 대책, 왜 실패를 거듭 하는가
  • 경남일보
  • 승인 2020.12.3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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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 (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교수)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투기수요와 매물 잠김현상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한다는 인식에서 시작되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과열지역에 대한 투기수요 차단, 대출규제를 비롯한 금융 규제,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한 보유세 취득세 양도세를 강화하는 세제 강화, 청약제도 강화 등 다양한 규제를 통해 부동산시장의 수요요인에 전방위로 개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들로 부동산시장에 매물이 더욱 줄어 결과적으로는 집값이 상승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주택시장이 안정되고, 장기적으로는 집값이 하락할 거라는 정부 당국자의 말을 믿고 집을 판 사람들은 매각한 집의 가격이 급등하는 모습에 잠 못 이루고, 무주택자는 대출 규제로 인해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져 답답해하고, 집 있는 사람은 늘어나는 세금 걱정에 한숨만 내쉬는 실정이다. 여기에 임대차 3법 등으로 급등해버린 전세시장에서 세입자들은 밤잠을 설치는 지경이다. 손바닥 뒤집듯이 발표된 임대사업에 대한 정책 변화로 임대사업자는 황당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모든 병이 정확한 원인진단과 그에 맞는 처방이 있어야 치료를 할 수 있듯이 부동산시장에 대한 현재의 상황도 원인에 맞는 치료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다면 왜 부동산시장이 급등하고 있는가?

첫째는 양질의 주택에 대한 공급 부족이다. 혹자는 우리나라의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서 공급이 충분하다고 말하지만 주택의 질을 고려해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더 좋은 입지, 더 넓고 편한 집, 더 좋은 커뮤니티에 대한 기대도 커진다. 서울의 주택공급은 재개발 재건축으로 매년 4만 가구 정도의 주택이 멸실되지만 신규공급은 멸실된 주택 수에 미치지 못한다. 즉 마이너스 공급이다. 공급량의 절대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양도세 강화와 임대주택사업자의 매물 잠김현상까지 있다 보니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둘째는 크게 증가한 유동성과 저금리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집값이 급등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시중에 엄청난 돈이 풀려 있는 탓이다. 2020년 10월말 기준 전체통화량은 약 3020조원으로 사상 처음 3000조원을 넘었다. 이와 같이 급증한 시중유동성은 은행금리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내는 자산인 부동산으로 이동하고 있고, 이는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저금리는 주택을 구입하기 위한 차입비용을 줄여주고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셋째는 정부의 설익은 시장개입이다. 현 정부 들어 24번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다. 국민들은 정부의 잦고 성급한 부동산 대책에 대한 피로감과 불신이 만연해 있다.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보유자는 보유세 중과뿐만 아니라 투기꾼에게 과세하는 듯한 징벌적 과세 형태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서민과 무주택자는 아파트 가격의 급등과 대출 규제로 인해 내 집 마련의 희망을 포기하며 정부를 원망하고 있다. 주택가격이 급등하는 지역에 대한 부동산 규제는 풍선효과를 낳아 다른 지역의 부동산시장도 왜곡시키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시험실이 아니다. 대학과 연구소의 실험실은 시행착오가 용납되는 공간이지만, 우리 사회는 삶의 현장이기 때문에 그러한 시행착오는 국민들에게 너무나 많은 희생과 고통을 초래한다. 정부는 설익은 정책으로 부동산시장을 사회실험 하듯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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