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불경기와 복고
[천왕봉]불경기와 복고
  • 정만석
  • 승인 2021.01.03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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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어렵고 삶이 힘들수록 사람들은 옛것에 대한 향수에 젖는다. 고단하고 힘든 삶을 살아가다보면 아름답게 미화된 과거에 기대고 싶어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땐 그랬지’, 혹은 ‘그때가 좋았지’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면서 위안을 찾는다. 현재 이 순간이 힘들수록 더 그렇다.

▶지난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가 어려웠던 몇 년 동안 이른바 ‘향수 마케팅’이 인기몰이를 했다. 2009년 펩시콜라는 1960년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옛날 모습의 제품을 내놓았다. 식료품 업체인 제너럴밀스도 시리얼 제품을 옛날 느낌이 나도록 포장했다. 일본의 자동차 업체 스바루에서 선보인 ‘나의 첫 차 이야기’ 캠페인은 소비자들에겐 감동이었다.

▶프랑스 그르노블경영대 자닌 라잘레타 교수의 연구팀은 왜 불경기에 복고열풍이 부는지 연구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향수를 느끼는 순간 돈에 대한 욕망이 약해진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돈을 쫓기보다는 오히려 향수를 통해 사회적 관계를 맺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다. 그래서 인지 요즘 복고 트렌드가 다시 고개를 들고있다. 옛날 집이나 옛날 목욕탕 등 오래된 공간을 재현한 핫플레이스에 1020세대들이 몰려가고 있고 심지어 할매와 밀레니얼세대를 합친 ‘할매니얼’까지 등장했다. 옛 감성에 푹 스며들고 있는 젊은세대들의 복고열풍이 반갑기는 하지만 이들이 ‘경기불황은 복고열풍’이라는 전철을 밟는것 같아 조금은 씁쓸하다.

정만석 창원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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