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미래를 키우는 힘 경남 항노화
[신년기획]미래를 키우는 힘 경남 항노화
  • 이웅재
  • 승인 2021.01.03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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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항노화산업의 현주소
경남한방항노화연구원
경남한방항노화연구원

 

보다 건강하게, 더디게 늙고 싶다는 인간의 궁극적 바람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중국 최초로 전국을 통일했던 진시황도 이루지 못한 꿈, 불로불사까지는 아니어도 과학과 문명이 발달한 오늘날엔 그 꿈이 어느 정도는 가능해졌다. ‘보다 젊게, 보다 건강하게’란 인류의 바람을 추구하는 분야가 항노화바이오산업이다. 안티에이징(anti-aging)으로 대변되는 항노화는 노화의 과정을 늦추거나 예방, 또는 역전(revewsing)하는 것이다. 항노화가 기능적 분야라면, 바이오는 보다 폭넓게 적용되는 의생명공학과 선이 닿아있다. 항노화바이오산업은 세계적 추세인 고령화 사회의 건강한 삶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면서 시장 잠재력이 매우 큰 소비와 산업의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다. 본보는 새해를 맞아 경남의 항노화바이오산업에 대해 3회에 걸쳐 살펴보기로 했다. /편집자 주


◇미래 역점 사업으로 추진

경남도는 일찍이 항노화바이오 분야의 가치에 주목하고, 선점효과를 누리기 위해 2014년 항노화산업과를 신설, 미래 50년 먹거리를 장만하겠다며 역점사업으로 추진했다. 타 지자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은 감이 있었지만 이 산업이 주는 매력적이고 달콤한 과실은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가 돋보였다.

간절한 바람도 있었다. 정부가 항노화 관련법을 제정하고, 담당 부처를 신설해 주길 원했다. 바이오 관련해서는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있고, 보건복지부(보건의료기술개발과)와 식품의약품안전처(바이오의약품정책과) 등 정부의 담당 부서가 있는 것과는 달리 항노화는 법도 없고 담당 부서도 없었기 때문이다.

만일 항노화 관련법이 제정되고 정부 부서가 생겼다면 경남도는 항노화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렸을 것이다. 그러나 2016년 발의한 ‘항노화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2020년에도 통과되지 않았다.

법 제정이 불발된 데는 ‘유사업무가 항노화로 포장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항노화바이오’ 개념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정부의 입장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항노화분야를 바이오융합으로 보고 바이오융합산업과가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국회와 정부가 호응하지 않으면서 더 이상 선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경남도는 결국 2021년 상반기 조직개편에서 항노화바이오산업과의 업무를 분리하기에 이르렀다. 과에 편제된 3개 담당 중 한방항노화담당과 항노화기반담당은 균형발전과로 옮기고, 바이오헬스 담당은 신산업연구과에 두기로 한 것이다.

이를 두고 산업 현장에서는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도내 산업 분포로 볼 때 김해지역을 중심으로 의생명과학이 집중돼 있고, 지리산을 중심으로는 한방항노화 분야가 집중돼 있다.

따라서 바이오와 항노화 담당부서가 각각 창원 청사와 진주 청사에 위치함으로써 선택과 집중의 효과가 있을 것이란 시선이 있는 반면, 도내 전역에 흩어져 있는 기업과 연구소 등 관련 직종을 통괄하는 컨트롤타워의 부재에 따른 중복투자의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다.



◇도내 항노화바이오산업 현황

도내에는 항노화바이오 관련 기관이 산재해 있다. 각 기관들은 기업 지원과 기술 지원, 산업화 지원, 정책수립 지원, 마케팅 지원, 지식 서비스 지원, 기술 이전, 창업보육, 장비 지원, 디자인 개발 지원, 인력양성 지원, 기술 개발 지원, 산학연바이오 융복합 연구, 바이오 항노화 전문 연구 인력 양성기능을 맡아 도내 전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창원시 소재 (재)경남테크노파크는 경남항노화 정책수립과 기업지원에 특화돼 있다. 시제품 제작·현장애로·기술지도·인증·시험분석 등의 기술지원과 마케팅·전시회·네트워크·브랜드개발 등의 사업화 지원, 기술개발과 일자리 창출, 정책수립, 항노화 웰니스 컨텐츠 개발 등을 지원한다.

진주와 창원에 있는 (재)경남창조혁신센터는 창업 분야에 특화돼 있다. 입주공간·입주기업연계활성화 등의 창업 및 보육지원과 인력양성 지원, 금융자금과 지식서비스를 지원한다.

약용작물의 유용성분 분석과 단백질 및 세포를 이용한 유용성분 효능 검증에 특화된 산청군 소재 (재)경남한방항노화연구원은 시제품제작·현장애로기술지도·시험분석 등의 기술지원과 기술개발 공동연구 지원, R&D 기획 및 경남도 정책수립 등의 정책수립 지원과 기술이전, 지식서비스 분야를 지원한다. 연구원은 정부과제 20건과 지자체 과제 12건, 민간과제 5건을 완료했으며, 19건의 특허출원 성과를 보였다.

마늘의 유효성분 정량분석과 천연물 자원의 생리활성 검증에 특화된 남해군 소재 (재)남해마늘연구소는 기술이전 17건과 특허출원 54건, 특허 등록 41건, 도라지 담아 더 건강한 흑마늘 등 39건의 제품개발 등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화장품 및 친환경유기농자재 등의 항노화 소재를 활용한 시제품 연구개발 및 마케팅 지원에 특화된 진주시 소재 (재)진주바이오산업진흥원은 수출·네트워크·브랜드개발 등의 사업화지원과 중소기업기술개발 및 창업기업성장 지원 등의 창업보육, 공정개발·시제품제작·공동연구개발 등의 장비 지원과 디자인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창녕군 소재 (재)창녕양파장류연구소는 인증과 검사에 특화돼 있으며, 연간 3건의 국책과제 수행과 2건의 특허출원 및 등록 건에 대한 기업체로의 기술이전 등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하동군 소재 (재)하동녹차연구소는 시험분석과 친환경인증, 가공공장 운영 및 제품개발에 특화돼 있으며, 54건의 특허출원과 28건의 등록, 기술이전 14건, 기능성녹차 화장품 등 30건의 제품을 개발했다. 그리고 친환경인증 및 GAP인증센터와 식품분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김해시 소재 김해산업진흥의생명융합재단 김해의생명센터는 시제품제작·현장애로기술지도·인증·시험분석 등의 기술지원과 산업화지원에 특화돼 있으며, 의생명 산업화 기반구축과 연구개발에 특화돼 있다.

이 외에도 산청군의 경남항노화주식회사와 창원의 (사)한국항노화협회, 경상대학교 바이오항노화의과학연구센터·항노화산업화플랫폼개발사업단, 경남대학교 산학협력단·건강항노화센터, 양산부산대병원 의생명R&D센터·의료기기임상시험지원센터, 인제대 바이오헬스 소재 연구센터, 창원대 LINC플러스사업단 등에서 경남 항노화바이오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경남한방항노화연구원 연구소
경남한방항노화연구원 연구소

 



◇스타기업, 히트 제품 나와야

항노화산업을 산업명칭하기에는 다소 애매한 개념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다만 항노화 기능에 산업을 붙였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전국에 없는 개념이다 보니 이해하기 힘든 측면도 있다. 그러나 항노화 기능을 제품화하고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 비대면 시대를 맞아 항노화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경남은 이 분야 후발주자에 불과하다. 인천 송도(셀트리온-복제약), 충북 오송(의약), 전남 화순(백신산업 특구-녹십자 화순공장), 경북 안동(SK사이언스- 미국 화이자 국내 현지 생산) 등과 비교하면 경남의 존재감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래도 이 분야에 대한 도전을 멈출 수는 없다. ‘바이오 주식은 꿈을 갖고 산다’는 말처럼 똑똑한 천재 1명이 10만명을 먹여 살릴 수도 있는 산업이 이 분야다. 2020년 9월 김해 의생명·의료기기 강소연구특구 내에 입주한 대웅제약의 자회사 아피셀테라퓨틱스(세포 유전자 치료제 개발) 처럼 희망의 불씨가 될 유망 기업 유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코로나19 후 치료에서 예방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등 많은 것이 바뀌고 있다. 빅 데이터와 재생의료, 정밀의료, 웨어러블, 인공지능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투자와 인재 양성, 신기술 개발과 정책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 경남의 항노화바이오산업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은 미미하다. 경남도는 고부가가치 핵심기술을 집중 육성하고 산업화로 직접 연결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과 지원을 선제적으로 펼쳐야 한다. 전문가들은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그러나 꾸준하게 나아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웅재기자


     
항노화연구원들의 실험실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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