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소회
퇴직 소회
  • 경남일보
  • 승인 2021.01.0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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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석 (경영학박사·전 NH농협 고성군지부장)
 



매년 연말이면 직장을 떠나는 사람과 떠나보내는 사람과의 아쉬운 이별을 달래기 위해 퇴직 행사를 하곤 한다. 떠나는 사람은 지나온 세월이 그립고, 남은 사람은 떠나는 사람과의 추억이 그립다. 모든 만남에는 이별이 따른다는 사실을 알지만 막상 그 순간이 다가오면 쉽게 인정하기 어렵다. 필자가 좋아하는 시인인 독립운동가 만해 한용운 스님의 ‘님의 침묵’ 중에서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라고 했다. ‘회자정리’, 누구나 만나면 헤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2020년 연말에 직장을 떠난 사람들은 예기치 않은 세계적 재앙인 코로나19로 인해 다소 아쉬움이 컸을 것이다. 그동안 도움을 주신 분들을 한자리에 모셔서 퇴직 인사를 하는 것이 도리지만 그렇지 못하고 떠나야하는 마음이 무거웠을 것이다. 필자도 작년 말에 30년 동안 정든 직장을 떠나게 되었다. 너무 많은 분들에게 신세도 지고 도움도 받았다. 일일이 만나서 인사를 드려야 했으나 그렇게 하지 못해 아쉽다. 그분들에게 지면으로나마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설레는 마음으로 첫 근무지인 농협 고성군지부에 발령을 받아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처음 시작한 농협 업무라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선배로부터 꾸지람과 질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성장의 과정이라 생각하고 언제나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한 결과 승진은 다른 사람에 비해 빨랐다. 승진 후 타지로 가 근무하면서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도 하고 아들 둘을 낳았다.

창원, 김해를 비롯해 여러 지역에 은행지점장으로 근무하면서 많은 인연을 만났다. 이러한 인연이 필자의 인생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고향인 고성에서 농협 군지부장으로 3년 동안 근무하게 된 것이 가장 보람찬 시절이었다. 고향이라 많은 분들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이러한 사랑에 보답하고자 푸른음악회, 공룡엑스포, 일손돕기 등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퇴직 후에도 계속 노력하겠다. 그리고 30년 동안 근무한 농협에 대한 고마움도 전하고 싶다. 아무런 사고 없이 건강하게 퇴직하게 된 것도 직장인 농협과 많은 동료들의 도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평생 잊지 않고 은혜에 보답하도록 노력하겠다. 비록 직장에서는 퇴직했지만 지금까지의 인연들은 사회에 나와서도 계속 될 것이다. 퇴직은 끝이 아니라 인생 2막을 여는 새로운 출발이기 때문이다.

양진석/경영학박사·전 NH농협 고성군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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