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홍의 경일시단]동파
[주강홍의 경일시단]동파
  • 경남일보
  • 승인 2021.01.1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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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파 /주강홍

꼭지를 열어 두었는데도 물이 나오지 않는다
망치로 몇 번 쳐보고 흔들어도
눈물샘이 막혔는지 울지를 못한다
계량기의 눈금이 고정되어 있는 것으로 봐서는
어딘가 단단히 막힌 것은 확실한데
대체 거기가 어딘지 알 수가 없다
그런다고 저 깊은 땅을 다 파낼 수도 없고
궁리를 하고 있는데도 입주자들은 난리다
토치카로 입을 달구었다
추달에도 자백은 쉽지 않다
몇몇은 허리를 내려치고 머리를 흔들었다
증좌는 있는데 실토가 없는 깜깜한 지하실처럼
작은 신음만 먼 은하처럼 수신된다
차가운 것들을 차갑게 오래 두었다
차가운 것들이 너무 차갑게 뭉쳤다
소통이 차가워졌다
차가운 것들은 끼리끼리 더 단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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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한파다. 세상이 얼어붙었다.

노출된 것들은 모조리 굳어 있어서 조그만 충격에도 깨지 기 십상이다. 깨인 것들의 파편은 날카롭고 흉기가 된다.

코로나의 재앙이 모두에게 재갈을 물렸다.

차가운 눈빛들이 마스크 위에서 빛난다, 한계에 다다른 것 들이 빙점 (氷點)에서 모인다, 순한 것들도 차갑게 뭉치면 단단해진다. 신음이 함성으로 변할 태세다. “이 또한 지나가 리 라 “솔로몬의 지혜는 먼 은하에 걸리어 다가오지 못한다.

/주강홍 경남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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