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첫 마중물, 가입학식
학교 첫 마중물, 가입학식
  • 경남일보
  • 승인 2021.01.1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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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선 (시인, 교사)
코로나19로 원격과 대면 수업을 병행했던 2020년 한 해를 보내고 학교에 첫걸음 하는 새내기를 맞이하는 가입학식을 하였다. 가입학식은 거리 두기가 될 수 있도록 구역별로 맞이하는 3일간의 마중물 행사가 되었다. 예년 같으면 아이들이 학교 내부를 둘러보며 새로운 다짐도 하고 입학식을 기다릴 텐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학교 정문 앞에 천막을 쳐 놓고 아이와 학부모님을 맞이하였다. 차가워진 기온으로 발이 시려 동동거렸지만, 거리 두기는 충분하였다.

가입학식엔 아이도 함께 학교에 첫걸음을 한다. 입학하여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 선생님과 처음으로 소통하게 된다. “이름이 뭐예요?”하고 물어 봐준다. “생일은 언제니?”, “엄마, 아빠 성함은?” 등등 이것저것 물어보며 “와 대단하다. 정말 잘 알고 있구나!” 하는 칭찬도 듬뿍 받아 간다. 학교에 대한 첫 기억을 가지게 된다.

코로나19의 감염이 염려되어 학교에 못 오면 화상통화를 통해 만난다. 또한 유치원 재원으로 못 올 경우는 유치원 재원증명서를 받는다. 그리고 학교에 입학이 어려운 사정이 있으면 유예나 면제처리를 안내 받게 된다. 한 명의 아이라도 빠지지 않도록 챙겨 보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어떤 아이들은 엄마 뒤에 숨기도 한다. 아직 엄마 손을 놓기가 두려운 것이다. 또 어떤 아이들은 묻지도 않았는데 “내 이름은 000이에요.” 한다. 벌써 입학 준비가 다 되어 있다. 하나를 물으면 실타래 풀 듯 이것저것 대답을 늘어놓는다. 엄마, 아빠 전화번호까지 다 외우기도 한다. 씩씩하게 입학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에 덩달아 가슴이 설렌다.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두렵지 않았으면 좋겠다. 엄마의 손을 잡고 왔지만 혼자 올 수 있겠다는 자신이 생기면 좋겠다. 더욱이 학교에 대한 즐거운 기대로 입학을 기다리면 좋겠다. 2021학년도 올해도 아이들이 마스크를 끼고 만나게 될 듯하다. 그래서 아이들이 씩씩하게 학교에 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3월 입학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 날마다 긍정과 감사의 언어로 학교에 대한 아이들의 꿈과 용기를 채워 줄 수 있길 빌어 본다.
 
허미선 시인,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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