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영업 재개 예정이었는데…” 진주 시민들 한숨만
“오늘 영업 재개 예정이었는데…” 진주 시민들 한숨만
  • 백지영
  • 승인 2021.01.11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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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집단 감염에 ‘전국적 망신’ 자조
방역수칙 준수 종교인 “매도당해 억울”
10일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진주에서 11일 한 기도원의 집단감염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이날 오전 방문한 확진자 집단발생 기도원 인근 주택가는 행인이 거의 없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다. 확진자 발생 이후 수시로 들락거리던 신도들이 뚝 끊기고, 기도원이 틀어놓곤 하던 음악 소리까지 들려오지 않으면서 주택가는 적막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인근 주민 김모(58)씨는 “기도원 방문자들이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도보로 이동하곤 했는데, 마을 주민 중 고령자가 많다 보니 혹시나 하는 걱정이 든다”고 염려했다.

그는 해당 기도원에 대해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최근까지 외지인들이 아픈 몸과 마음을 치료하겠다며 방문해 일주일에서 한 달 정도 체류해온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이번 집단 감염으로 진주시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하자 자영업자들의 불만도 극에 달했다. 최근 들어 전국은 물론 진주 등 경남에도 확진자가 감소세를 보이면서 다시 일어설 준비를 하고 있었던 만큼 충격은 더 컸다.

진주지역 한 피부관리실 운영자(39)는 “이번 주만 견디면 되는데 이게 또 뭐냐. 의욕이 없어진다”며 “기도원 확진자 가족까지 하면 또 1~2달은 계속 나올 것 같은데 이제는 더는 못 버틸 것 같다”고 했다.

한 해산물 식당 관계자(38) 역시 “오늘부터 매장 내 취식을 재개하려고 마음먹고 일찍부터 준비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고 토로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기도원 집단 감염 사실이 알려지자 진주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아파트 주민 단체 대화방 등 각종 커뮤니티는 이번 사태 성토장으로 변모했다.

최근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상주 열방센터, 부산·창원 교회 등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쏟아졌던 탓에 대면 예배를 강행한 종교시설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는 더 컸다.

누리꾼들은 “굳이 이 시국에 타지역 목사까지 초빙해서 저래야 하는지 어이가 없다”, “기도를 집에서 하면 큰일이라도 나는지 한명 한명 따져 묻고 싶다. 속에서 천불이 난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굵직한 집단 감염으로 전국적인 망신을 산 진주에서 또 대형 집단 감염이 터진 것을 두고 “대단하다. 목욕탕, 골프, 이·통장에 이제 교회까지…. 어디에서 또 터져서 소문이 나야 사람들을 말릴 수 있을까”라며 자조하는 반응도 있었다.

관리 주체인 진주시를 두고는 “전국 확진자는 줄어드는데 진주에서는 계속 늘어나는 것은 진주시 역학조사에 허점이 있는 것 같다”는 반응과 “쉬쉬하고 안 알려주는 사람을 무슨 수로 당해내나”는 반응이 오겠다.

진주지역 기독교인들은 이번 확진 소식에 선을 긋는 모양새다. 그동안 방역수칙에 적극 협조해왔는데 함께 묶여 매도당하는 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진주지역 한 교회 장로는 “지난달부터 대면 예배를 전면 중단하는 등 정부 방역지침에 잘 따라왔는데 이번 사태로 기독교계가 싸잡아 욕을 먹어 힘이 빠진다”고 토로했다.

이어 “일반 기성 교회는 수요일, 일요일 등 예배 요일이 일정하고 교인들 역시 지역민으로 등록돼 관리가 비교적 용이하다”면서 “기도원은 회원제도 아니고 예배 시점도 기성 교회와 다르다 보니 통제가 힘든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백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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