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편의시설, 다시 쓰고 더 쓰고 함께 쓰자
주민편의시설, 다시 쓰고 더 쓰고 함께 쓰자
  • 경남일보
  • 승인 2021.01.1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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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완 (창원시의원)
도서관이나 체육관, 어린이집, 복지관과 같이 사람들이 먹고 자고 자녀를 양육하고 노인을 부양하고 일하고 쉬는 등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편의시설을 생활SOC(사회간접자본,Social Overhead Capital)라고 한다. 이런 편의시설이 얼마나 잘 조성되어 있는가가 살기 좋은 지역의 척도가 되므로 주민들의 요구가 매우 높은 시설들이다.

그러나 하나의 편의시설을 신축하는 데에 들어가는 비용이 적게는 수십억원대에서 많게는 수백억원대까지 이를 정도로 매우 큰 사업이다. 지역별로 주민들의 요구는 많은데 워낙 덩치가 큰 사업이기 때문에 주민 요구의 극히 일부밖에는 반영을 못 하고 있다. 그렇다면, 주민편의시설 한 건당 건립비용을 줄임으로써 더 많은 주민편의시설을 확충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자원 재활용 운동으로 아껴 쓰고, 나누어 쓰고, 바꾸어 쓰고, 다시 쓰자는 ‘아나바다운동’이 있었다. 같은 예산으로 지금보다 더 많은 주민들에게 편의시설을 제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다시 쓰고, 더 쓰고, 함께 쓰자는 ‘다더함행정’을 지자체에 제안한다.

‘다시 쓰자’는 것은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여 사용하지 않는 유휴시설을 수리하여 다시 쓰자는 것이다. 창원시는 20여 년 전부터 소규모 행정동을 통폐합하여 하나의 행정동으로 만드는 대동제를 시행해 왔다. 그 과정에서 다수의 동사무소 건물이 유휴시설로 나오게 되었고, 창원시에서는 그 공간에 평생학습센터를 조성하여 지역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지속적인 학령인구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경남에는 8개의 학교가 신설 예정이다. 학생수가 증가해서가 아니라 신도시 쏠림현상으로 새로운 곳에 학교를 지어야할 필요가 있어서 그런 것이다. 그와 반대로 학생들이 빠져나간 구도심의 학교에서는 빈 교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학교 유휴공간을 청소년문화의집과 같은 편의시설로 다시 쓴다면 편의시설 확충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더 쓰자’는 것은 주민들의 이용률이 낮은 기존 편의시설의 활용도를 끌어올리자는 것이다. 이용률이 낮은 데에는 분명 원인이 있을 것이므로 그 원인을 제거하려는 적극행정이 필요하다. 창원의 중리초등학교에는 학생들을 위한 학교도서관과 지역주민을 위한 공공도서관의 기능을 겸하는 복합시설도서관이 있다. 학생들의 수업공간과 인접해 있어서 지역주민들은 학생들의 수업이 끝나는 오후 3시부터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복합시설도서관이 갖추고 있는 시설 규모와 창원시에서 부담하는 운영경비에 비해 지역주민들의 이용률은 턱없이 낮았다. 좋은 시설을 갖추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도 예산 낭비라 할 수 있다. 창원시에서는 시간선택제 직원을 충원하여 토요일과 일요일까지 도서관 개관 시간을 확대하기로 했다. 약간의 인건비를 더 들이더라도 좋은 시설을 주민들이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도서관을 하나 더 짓는 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일 것이다.

‘함께 쓰자’는 것은 하나의 건물에 둘 이상의 편의시설을 함께 조성함으로써 공간활용도를 높여 건축비용을 줄이자는 것이다. 작은도서관 따로 청소년시설 따로 복지시설 따로가 아니라, 하나의 건물을 지을 때 여러 시설이 공간을 공유할 수 있도록 복합화함으로써 건축비용은 줄이고 편의시설 간의 상호작용은 높일 수 있다.

지자체 예산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다양한 제안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자체도 귀를 열고 경청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우완/창원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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