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폐가 낙엽처럼 흩날리는 도의회 본회의장
[사설]지폐가 낙엽처럼 흩날리는 도의회 본회의장
  • 경남일보
  • 승인 2021.01.14 16: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남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지폐가 낙엽처럼 흩날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지난 12일의 도의회 382회 임시회 본회의에서다. 이날 여당 소속의 한 의원이 신상발언 단상에서 200만 원 정도의 고액권 지폐를 흩뿌리는 소동을 벌였다. 김하용 의장과 장규석 부의장이 선거 직전 결혼 부조금 명목으로 어느 의원에게 건넨 돈이라고 주장하며 벌인 퍼포먼스다. 지난해 6월 26일 의장 부의장을 선출한 이후 7달이 다돼 가도록 그 선출을 둘러싼 의회 내부 갈등이 매듭되지 않고 이어지더니 급기야 이런 꼴불견까지 보인 것이다.

김하용 의장 등은 11대 후반기 의장단이다. 민주당 도당의 ‘공식 후보’가 아니었던 김 의장은 당시 민주당 도당에서 추대한 후보를 제치고 선출되었다. 이러자 도당은 그를 제명시켜버렸다. 그로부터 시작된 갈등이 해를 넘기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김 의장과 장 부의장의 매표 이야기도 이번에 처음 나온 게 아니다. 이들은 민주당 장종하 의원네 혼사에 100만 원이 든 축의금 봉투를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일 때문에 뇌물공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의견이 붙여 검찰에 송치되어 있는 상태다.

의장단 선출을 둘러싼 도의회의 이같은 추악한 갈등은 솔직히 다수 도민들의 진지한 관심사가 아니다. 도의원들 듣기에는 안 된 말이지만 많은 도민들은 도의회가 무슨일을 하는지도 잘 모를 뿐더러 관심도 크지 않다. 이런 판에 일곱달이 넘게 의장단 선출 갈등으로 싸우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곱게 볼 리가 없다.

도민들의 화를 더욱 돋우는 것은 와중에 그들이 뱉어내는 말본새다. 장규석 부의장은 이날 두 의원의 신상발언과 관련하여 “무차별적인 선동 정치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이며 법적 책임을 받드시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축의금 명목으로 의원에게 100만 원을 건넨 자신의 처지가 지금 민주주의를 말할 계제인가를 생각해 봤는지 의심스럽다. 끝없이 갈등을 이어가는 측도 눈살 찌푸리게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어쨌거나 사법당국이 매표 행위의 진실과 탈법 여부를 서둘러 수사하여 결판을 내야할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