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리나라 최초의 창작 트로트 ‘강남 달’을 아십니까
[기고]우리나라 최초의 창작 트로트 ‘강남 달’을 아십니까
  • 경남일보
  • 승인 2021.01.1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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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수 (진주문화원장)
얼마 전, 진주에서 문화기획을 하며 진주 가요에 식견이 높은 한 회원이 문화원 입회원서를 가지고 왔다. 이름을 보니 12세 오유진 학생이었다. 자필로 쓴 입회원서였다. “아니 초등학생이 문화원 회원으로 가입했다는 말입니까.” “원장님 초등학생은 가입하면 안됩니까.” “너무 생소한 일이라....” “원장님 이 학생 보다 진주 문화에 관심이 많은 문화원 회원이 드물 것입니다. ” 그 회원으로부터 오유진 학생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소개를 듣고 반신반의했다.

얼마 후 TV에서 ‘트롯 전국체전’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오유진 학생을 직접 보게 되었다. 노래를 듣고 ‘와’ 하고 탄성이 절로 나왔다. 진주에서 또 한 명의 스타가 탄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지역의 초등학교 6학년생으로 노래 뿐만 아니라 색소폰까지 수준급으로 연주해 기성가수들의 찬사를 한몸에 받았다. 가수 주현미는 그의 노래와 연주를 보고 “어쩜 좋으니, 너를” 이라고 감탄했고 남진은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었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음과 저음을 조화시키는 색소폰의 콜라보는 천재가수의 이름이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이보다 앞서 진주 출신 가수 한 봄이 모 방송국 트롯 오디션에서 3등을 차지하는 등 진주인근 하동 남해 등 지역 출신의 가수들이 괄목할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 우연일까. 나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진주는 교방 문화가 피었던 고장으로 가(歌) 무(舞) 악(樂)이 발달되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교방이 폐지되고 그 문화는 그대로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우리나라 트롯 명곡이라고 할 수 있는 ‘번지없는 주막’ ‘나그네 설움’ ‘단장의 미아리 고개’를 작곡한 진주 출신 이재호 작곡가는 동편제의 최고 명창 이선유의 양자로 동생 이선직의 막내아들이다. 뿐만 아니라 진주는 일찍이 가요황제인 남인수 가요제가 열려 가요제 수상자들이 지금도 우리나라 가요계에서 눈부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진주는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가요인 강남달이 탄생한 가요의 도시이다. 강남달은 1927년에 무성 영화 ‘낙화유수’가 상영되던 단성사 극장 무대 아래서 이정숙이 악단의 반주 속에 직접 부른 주제가이다.

강남달 이전에 희망가 사의찬미 등의 가요가 있었으나 모두 외국번안곡인데 강남 달은 우리나라 사람이 작사 작곡하고 노래까지 불렀으니 명실공히 우리 나라 최초의 창작 가요라고 할 수 있다. 이 노래의 작사 작곡을 한 사람은 김서정인데, 본명은 김영환으로 진주 기생의 아들로 태어났으니 진주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노래를 작사 작곡한 사람이 진주 출신이라는 것에 더 나아가 강남 달의 배경이 진주 촉석루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강남달 가사 첫부분이 ‘강남달이 밝아서 님이 놀던 곳/ 구름속에 그의 얼굴 가리워졌네’라고 시작하는데 촉석루에 앉아 바라보면 바로 보이는 곳이 바로 ‘배 건네’ 강남동으로 김서정이 촉석루에 앉아 이 곡을 썼다고 전해온다.

현재 트롯 열풍이 온 나라를 휩쓸고 있는데 트롯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가요 ‘강남달’이 탄생한 도시 진주에 ‘강남달’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다.

하동군은 미성년 트롯 가수의 이름을 딴 거리가 있다. 진주 배 건너에 김서정의 ‘강남달’이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가요라는 사실을 알릴 기념물 하나 정도 있었으면 어떨까 생각을 해본다.

 
김길수/진주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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