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상식(常識) 백신을 주옵소서
새해에는 상식(常識) 백신을 주옵소서
  • 경남일보
  • 승인 2021.01.1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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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새해는 밝았지만 새해같지 않은 새해다. 환희도 설렘도 없다. 새해를 알리는 제야의 보신각 종소리도 67년만에 멈춰 버렸다. 해넘이도 해맞이도 가지 말라하고, 사람을 멀리 하면서 살라고 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행복도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지금 우리는 고립된 무인도에서 살고 있는 것 같다.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이렇게 바꾸어 놓고 말았다. 우리의 삶은 사람과의 만남으로 이루어진다, 일생동안 경영하는 일의 70%는 사람과의 일이다. 그런데 사람과의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을 때가 가끔 있다. 누군가와 대화를 하다가 상대방이 너무 답답하게 막힌 소리를 하면 우리는 흔히 하는 말로 좀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라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상대방이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 본 후 네 말이 옳다고 말하는 경우는 극히 더물다. 그럼 상식이 뭔가? 상식(常識 common sense)은 전문적인 지식이 아닌 정상적인 사람들이 가지고 있거나 또는 가지고 있어야 할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지식, 이해력, 판단력 및 사리분별 능력을 통칭하는 말이다.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보편적인 기본 지식이 상식이라면 왜 내 앞의 이 사람에게는 상식이 먹히지 않는 걸까? 그것은 자신의 생각이 타인의 생각보다 더 보편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나의 생각은 보편적으로 다들 동의할 만한 아주 상식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자신의 생각과는 달리 대부분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신념, 판단 및 행위의 보편성을 과장하거나 과대평가하고 자신의 특성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기 좋아하며 자신과 타인이 서로 비슷할 거라고 가정해 버리기도 한다. 간단히 말해 남들도 내 생각과 같을 거라고 착각하게 되는데 이것을 심리학 용어로 허위 합의 효과(faise consensus effect)라고 한다. 우리는 대개 다른 사람도 자기 생각과 같다고 여기고, 자기 생각과 다른 사람들은 괴짜라고 단정해 버리기도 한다. 이렇게 허위합의 편향은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는 사고가 떨어지는 전형적인 심리적 표현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습관적으로 자신의 기준에 따라 타인의 행동을 평가하고 주위의 사물을 평가한다.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 하지 않는다. 그럼 이쯤에서 “다워야 한다”를 소환한다. 얼마나 합리적이고 좋은 말인가? 상식도 ‘다워야 한다’로 함축할 수 있다. 공자의 ‘군군 신신 부부 자자(君君 臣臣 父父 子子)’도 마찬가지다. 부모는 부모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다. 대통령이 말한 나라다운 나라가 된다는 것이나 대통령이 대통령다워야 한다는 것도 기본 상식이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은 나라다운 나라에, 대통령다운 대통령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조국, 추미애, 윤미향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대학입학은 조국 딸처럼, 군대는 추미애 아들처럼, 시민운동은 윤미향처럼 이라는 말이 인구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다. ‘다워야 한다’는 말은 평범한 진리다. 자율성은 최대한 부여하고 무한한 책무성을 요구하는 말이다. 기회 평등, 과정 공정, 결과 정의도 상식을 벗어난 지 오래다. 이처럼 상식은 과학상식, 시사상식처럼 특정 전문가들이 알아야 할 상식과는 별개의 문제다. 정의로운 사회는 빈부의 상호 배려와 상식과 기본이 통하는 사회다. 상식은 비상식으로 치부되고 비상식적인 일들이 사회를 활개치고 있다. 백신도 소를 뜻하는 라틴어(vacca)에서 나왔듯이 마침 올해 소띠 해를 맞이하여 정치인들에게 먼저 상식 백신을 듬뿍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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