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과 본포나루
낙동강과 본포나루
  • 경남일보
  • 승인 2021.01.1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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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수 (창원대학교 명예교수)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을 그리워한다. 동물도 마찬가지 인것 같다. 수구초심(首丘初心 )이란 말이 이를 입증한다.

근대화 산업화 이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골에서 생활했고 농업에 종사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산업화·도시화과정에서 고향을 등지고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고향이 그리워도 돌아갈 수 없는 구조가 돼버린 지 오래다.

나도 마찬가지다. 20여년 전에 직장이 있는 창원시내에서 가장 가까우면서도 고향인 합천 대양과 닮은 곳을 찾아 정년퇴임 후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서 생활하고자 했다. 그곳이 창원시 동읍 본포리였다. 낙동강(황강)이 있고 본포다리(남정교)와 백사장, 주남저수지(정양늪)가 있어 고향과 거의 유사해 그곳에서 주말 농장 겸 농사를 지어보았다. 막상 농사를 지어보니 삯과 교통비는 고사하고 농비 조차 건 질수 없을 정도로 농사일이 어려웠다.

평소 농촌 마을 주민들께 본포 나루터 건물이 헐리게 되면 내가 사서 우리 집 농장에 세우고 싶다고 말 한 적이 많다. 그런데 2009년 어느 날 마을에 사시는 분이 오전에 갑자기 본포 나루터 건물을 포클레인으로 허물고 있다는 연락이 왔다. 중단을 시켜달라고 부탁하니 이미 본체는 허물어졌다는 것이다. 급히 현장을 가보니 집체는 흔적도 없이 10여리 떨어진 북면 명촌마을 쓰레기장에 버려졌다. 하는 수 없이 주춧돌 몇 개를 이동시킨 뒤 트럭을 빌려 쓰레기장을 뒤져 상량 기둥만 찾아 왔다.

상냥문에는 ‘乙巳年七月拾九日巳時’(1965년 7월 19일 9시~11시)라고 돼 있었다.

강 뚝에 외롭게 서있던 나루터 건물이 4대강사업으로 사라졌다. 다리가 놓여 나룻배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지만 그 옛날 소금배, 고기배가 드나들고 옹기를 구워(구점/활천마을)이동했던 나루터의 역사의 흔적이 이제 송두리째 없어졌다.

원래 4대강 사업은 운하로 건설된다는 계획이었다. 대구 내지 구미까지만 운하가 개통돼 내륙이면서 해상요충지의 이점을 갖기를 희망했다. 지금은 육로와 항공로가 많이 발달했다. 그러나 대외통상에서는 해상항로를 무시할 수없는 것이다.

또한 4대강사업으로 수변공원이 확장돼 긍정적 효과가 없지 않다. 창원의 경우 본포나루를 중심으로 강변 유휴지를 개발해 시민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고향) 기념관 겸 다목적문화공간의 신설. 낙동강 변을 이용한 체육, 관광 그리고 강변축제 등 다양한 개발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강용수/창원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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