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문화원의 새 길 찾기
진주문화원의 새 길 찾기
  • 경남일보
  • 승인 2021.01.2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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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규 (진주향당 상임고문)
진주문화원의 역사는 무려 72년이다. 결코 적지 않은 세월이다. 1949년 미국 공보원 진주지원으로 출발한 진주문화원은 지역문화의 컨트롤 타워에서 마당쇠 역할까지 자임했다. 진주의 명실상부한 민간 문화조직의 원조라는 책임감을 바탕으로 지역문화의 좌표 역할을 수행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적어도 진주문화원은 진주의 문화적 품격을 대변하는 진주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문화정책의 변화와 패러다임의 전환이 진주문화원에 대해 변화를 요구한지 오래이다. 지역문화의 거점이 현대적 문화취향에 맞게 조응하는 다양한 문화단체와 문화시설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에는 진주문화관광재단의 설립으로 진주의 문화는 지형변화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일종의 선점적 위치였던 진주문화원의 역할이 더 이상 지역문화의 거점으로서의 안정적 지위를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는 의미이다.

진주문화원 설립 72년을 맞은 지금, 진주문화원의 새 길 찾기가 필요하다.

백지 상태의 문화 불모지에서 지역문화의 새 지평을 열었던 진주문화원의 초심을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더불어 과거 진주문화원이 지녔던 품격을 회복하기 위한 각성의 시간도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주문화원의 현주소를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진주문화원은 과거 서부경남의 문화 선도라는 명예를 잃은 지 오래이다. 전국의 문화원 가운데 사고 문화원으로 낙인찍힌 과거 사실을 애써 외면해서도 안 된다. 지역문화의 구심점이 아닌 특정 사조직이나 지방권력의 하수인 혹은 지역문화기득권자들의 견고한 모임으로 퇴색했다는 지역사회 일각의 지적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불편한 진실이다.

특정 세대에 편중된 사업과 특정 세대만의 전유물로만 인식되어온 진주문화원이 새 길을 찾기 위해서는 냉철한 자기반성이 뒤따라야 한다. 진주문화원 72년의 역사를 이어갈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를 먼저 스스로 검증해야 한다. 진주문화원 활동을 통해 진주의 문화를 지켜 온 문화계 원로들의 노력이 어떠했는지를 되돌아보는 반성의 시간도 가져야 한다.

나아가 진주문화원 새 길 찾기를 위한 과제도 살펴야 한다.

진주문화원이 한국의 문화콘텐츠 개발을 견인하는 인큐베이트 역할을 해야 한다. 천년 진주의 문화에 뿌리를 둔 진주다움을 발견하고 새로운 모습의 문화자산으로 개발하는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 그래야만 진주문화원의 품격이 진주의 품격이자, 대한민국의 품격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특화된 진주문화원을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다. 진주문화원 내부의 인적역량 강화와 개선, 하드웨어 구축, 재원확보, 지역의 자원간 연계 역량 등에 근거한 진주문화원만의 특화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인적네트워크의 보고로 거듭나지 않으면 다양한 문화단체와 시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것은 물론 장밋빛 미래는 더더욱 기대하기 어렵다.

진주문화원의 원장 선출방식과 운영시스템의 파격적인 변화가 절실하다. 극단적인 파벌을 양산하는 기존의 선거방식을 지양해야 한다. 대신 진주문화원의 원로를 중심으로 문화적 소양과 비전을 갖춘 인재를 원장으로 추대하는 방식으로의 전환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더불어 진주문화원의 운영시스템 역시 문화역량을 갖춘 전문가를 중심으로 급변하는 환경에 대비해야 한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진주문화원의 옛 위상을 되돌릴 방법은 단언컨대 없다.

올해 진주문화원장 선거가 치러진다. 진주문화원 미래 100년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가 나오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더불어 진주문화원장 선거를 앞두고 진주문화원의 품격이 곧 진주의 품격이 된다는 문화계 원로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황경규 (진주향당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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