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로, 치열한 20대를 살아가는 당신에게
욜로, 치열한 20대를 살아가는 당신에게
  • 경남일보
  • 승인 2021.01.2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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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하영 진주교대신문사 편집국장
어느덧 나도 20대 5년 차에 들어섰다. 20대 중반의 나이에서, 문득 내가 20대를 잘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나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첫 수능을 망쳐 재수를 택했고, 재수해서 들어간 대학은 얼마 다니지 못하고 자퇴하였다. 자퇴 후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다시 수능 공부를 했고, 결과적으로 나는 총 세 번의 수능을 치렀다. 원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 밥 먹는 시간, 잠자는 시간 줄여가며 공부도 해봤고, 돈을 벌기 위해 하루에 15시간씩 아르바이트도 해본 나는 나름 치열한 20대를 보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치열함이 가끔씩 나를 초라하게 만들었다.

“대학 다닐 때 여행 많이 다녀봐야지” “젊었을 때 열심히 놀아둬야지” “왜 그렇게 애쓰면서 살아? 현재를 즐겨.” 주변에서 해외여행 한 번 못 가본 나에게, 쉬는 날 없이 일하던 나에게 건넨 말이다. 말문이 막혔다. 내가 정말 청춘을 아깝게 날리는 것일까? 젊음을 즐기지 못하는 내가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20대 때 공부든 일이든, 치열하게 살아온 이라면 나와 같은 감정을 느껴본 적 있을 것이다. 주변 분위기에 사로잡혀 스스로가 초라하고 비참한 기분을 말이다.

“You Only Live Once” 인생은 한 번뿐이다. 누구나 한 번쯤 ‘욜로(YOLO)’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이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기보다는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며 소비하는 태도를 일컫는 말이다. 나는 이 욜로라는 말과 뜻이 지금 우리 20대에 퍼져있는 심리상태를 잘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 세대에는 한 번뿐인 인생, 열심히 놀며 즐기겠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하지만 ‘한 번뿐인 인생’. 이 말 자체를 두고 생각해 보자면, 지금 당장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 외에도 한 번뿐인 인생에서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애쓰는 것 또한 진정한 욜로의 실천이 아닐까. 여행을 가고 노는 것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여행도 좋고, 노는 것도 좋다. 내 말은 적어도 욜로의 분위기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이 비참해지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또한,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들이 지난날을 의심하고 현재를 불안해하며 보내지 않았으면 한다. 각자의 욜로를 가지고 있을 뿐, 여행을 더 많이 가고, 경험을 더 많이 하는 것들은 중요한 게 아니다. 정답은 없다. 나의 삶이다. 나에게 맞는 삶의 기준으로 살아가면 된다. 비교할 필요도, 초조해질 필요도, 초라해질 필요도 없다. 우리는 저마다의 ‘욜로’를 살아내고 있다.

양하영 진주교대신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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