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시진핑 통화, 한·중 ‘동상이몽’?
문재인-시진핑 통화, 한·중 ‘동상이몽’?
  • 이홍구
  • 승인 2021.01.27 17: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靑 “시 주석, 문대통령 높이 평가”...비핵화·남북 대화·방역 등 강조
中매체, 방한·북한 언급도 안해...한·중협력 등 경제 관련만 보도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지난 26일 전화회담을 두고 청와대가 강조하는 내용과 중국 언론의 관심사가 완전히 달라 한·중 양국의 ‘동상이몽’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27일 시 주석이 문 대통령에게 “비핵화의 실현은 (한중)공동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중국은 문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며 (비핵화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는 언급을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대화를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에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하자 시 주석은 “남북·북미 대화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조기에 시 주석 방한이 성사되도록 양국이 계속 소통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고, 시 주석은 “여건이 허락되는 대로 조속히 방문해 뵙길 기대한다”고 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지난해 두 차례 통화 이후 양국 방역 협력이 잘 이뤄졌다”고 평가하자, 시 주석은 “양국 방역 조치가 힘 있고 효과적이었다”고 했다. 이처럼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날 있었던 정상통화 내용에서 북핵문제, 시 주석 방한과 코로나19 관련 내용 등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하지만 중국의 주요 매체들은 한중 정상 통화를 주요 뉴스로 보도하면서 한국 측이 강조한 시 주석 방한과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고 미국의 압박에 대비한 한·중 경제협력과 다자주의 등 경제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인민일보는 27일 신화사 기사를 1면 머리기사로 게재하며 코로나 19 사태에도 불구하고 한·중 무역이 성장했다는 시 주석 발언을 강조했다. 특히 시 주석이 지난 25일 다보스 화상 연설에서도 강조한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관련 발언을 집중 부각하며 한·중 경제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이는 미국의 중국 견제에 맞서는 ‘친중 경제블록’ 구축과 맞닿아 있는 것을 해석된다.

이와 함께 중국 매체는 문 대통령의 친중국성 발언도 자세히 보도했다. 신화사는 “문 대통령이 중국 공산당 성립 10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밝혔다”고 했다. 이어 “중국의 국제적 지위와 영향력은 나날이 강해졌다. 두 번째 100년(20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년) 분투 목표의 실현을 향해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는 문 대통령의 언급을 신화사는 소개했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진핑-문재인 간 8개월 만의 전화통화는 중국이 바이든 행정부가 주도하는 민주사회의 반중 동맹을 좌절시키기 위해 한국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이홍구기자 red29@gnnew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