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운세를 볼 때 마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
새해 운세를 볼 때 마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
  • 경남일보
  • 승인 2021.01.31 16: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철홍 (해마음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새해가 되면 올 한해 운세를 점쳐보기 위해 사주나 점을 보려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사람들은 단순한 호기심에 재미로 보지만 또 다른 사람들은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여서 그 내용을 실제 생활에 적극 반영하기도 한다. 사주나 운세 풀이를 믿거나 믿지 않는 것은 각자의 자유겠지만 그 전에 한번쯤 생각해보면 좋을 내용들이 있어 이야기해 볼까 한다.

심리학에 바넘 효과라는 것이 있다. 1949년 포러라는 심리학자는 학생들에게 심리검사결과지를 나눠주고 그 내용이 얼마나 스스로에게 잘 맞아떨어지는지를 판단하게 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 결과가 자신의 성격을 정확하게 표현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 심리검사결과는 그 학생들의 것이 아니라 모호한 문장으로 창작된 내용이었다. 우리 뇌는 애매하고 무의미한 자극 속에서 우리 자신에게 중요하게 느껴지는 무엇인가를 찾아내서 의미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다. 뇌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기억을 참조해서 재구성해 인지한다. 이런 뇌의 능력은 우리가 사주 풀이를 볼 때도 어김없이 작동한다. 그래서 사주 풀이가 정확하게 우리의 현재나 미래를 설명해주지 않는 경우에도 우리는 그 내용이 꼭 들어맞는다거나, 그럴싸하다 라고 느끼게 될 수 있다. 또 하나 고려해야할 부분은 부정적 내용의 사주 풀이를 믿는 것이 실제로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사회학자 머튼은 이를 ‘자기충족적 예언’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믿음의 힘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우울증 환자에게 가짜 알약을 처방해도 40%의 환자에서 증상이 호전된다. 약을 먹었으니 나을 거라는 믿음이 실제로 병을 낫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근거 없는 부정적 믿음은 그것이 실제로 현실화 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만약 올해 건강이 크게 나빠질 우려가 있다 라는 말을 들었다면 사소한 신체 증상에도 큰 병이 아닐까 불안해지고 그 스트레스 반응으로 정말로 병이 생길 확률이 높아지게 될지도 모른다.

심리학자 스티븐 헤이즈는 우리가 언어의 틀에 갇힌 사고를 하는 것이 많은 심리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들은 말들은 우리 뇌에 저장되어 우리가 세계를 바라보고 판단하는 틀이 된다. 어릴 때 들은 말이나 반복해서 들은 말들은 그 힘이 더욱 강해서 평생에 걸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우리의 귀에 들어오는 말들이 어떻게 우리의 마음에 작용하는지 이해한다면 새해 운세를 좀 더 흥미롭고 지혜롭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정철홍/해마음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최창민
  • 고충처리인 : 박철홍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