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나비효과
조국의 나비효과
  • 경남일보
  • 승인 2021.02.0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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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
영화 킹스맨의 주제가 된 영국 수제양복의 명문거리 ‘새빌로’에 츄리닝가게가 등장했다고 한다. 앞서 관광객이면 누구나 들러보는 프링스 세느강변의 부키리스트들이 마침내 인터넷매장을 개설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오랜 전통이 무너져 내려 시대의 변화를 절감한다. 중국의 우한이라는 지방에서 시작된 날갯짓이 코로나19라는 엄청난 나비효과를 일으켜 지구촌은 3년째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가 인류의 생활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일찌기 미국의 기상학자 로랜즈의 이론에서 출발해 지금은 모든 분야에서 원용되고 있는 나비효과라는 말로 지금의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1951년 기상에 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 정확한 초기값에서 소수점 이하 네번째 수를 절하했더니 엄청난 기후패턴 변화라는 결과를 얻게 됐다. 최근 지구촌은 인도양 동쪽과 서쪽의 바다수온 차이로 아프리카에 홍수가 발생하고 메뚜기떼가 중동과 인도, 중국을 뒤덮었다. 호주에는 불볕더위로 인한 산불과 무더위로 10억 이상의 동물이 죽었고 북극권이 고온으로 세계에서 가장 추운 베안호르스크가 영상 38도를 기록하는 기상변화를 일으켰다는 보고가 있다. 이를 기상학자들은 아무런 이의없이 나비효과라 말한다.

나비효과는 정치는 물론 사회적 현상에서도 일어난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한 토론모임에서 던진 당시 조국교수에 대해 그를 법무장관감으로 어떠냐고 했을 때만 해도 모두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고 조국이 마침내 법무장관이 된 이후 세상은 엄청난 회오리바람에 휩싸였다. 가히 초특급 태풍이 몰아쳤던 것이다. 태풍을 초기에 진압하려 했던 검찰은 개혁의 대상으로 몰리고 교육의 기초도 흔들렸다. 조국이라는 사람이 늘상 말하고 강조해 젊은이들이 공감했던 주의, 주장이 구두선에 불과했고 위선이라는 것이 드러났을 때 사람들은 허탈해 했고 우리사회에 내로남불이라는 시대적 유행어를 탄생시켰다. 조국을 옹호하는 서초동과 광화문에 모인 사람들과의 양분으로 국론은 갈리고 정의와 진실에 대한 절대선도 흔들리는 현상이 빚어졌다. 서초동과 조국의 키즈들은 국회에 입성해 지금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정치현상이다. 그 여파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사법부가 조국과 관련된 재판에 나서면서 교육부와 입법부, 그리고 의료계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조국이 몰고 온 엄청난 나비효과가 온 나라를 뒤흔들어 놓고 있다.

조국의 나비효과는 무엇보다 우리사회의 가치관의 혼돈이다. 무슨 일이든 법적인 판단을 내세우는 도덕, 윤리의식 파괴이다. 명백한 잘못, 이해할 수 없는 관념적 일탈에도 법적판단, 특히 증거위주의 사법논리에서만 벗어나면 문제가 없다는 사고의 팽배이다. 이는 전통적 가치를 파괴하고 인간의 태생적 윤리를 법적으로 재단하는 나비효과를 불러 일으키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극단적으로는 어릴 때부터 사회공동체적 규범보다는 법에 저촉되지 않으면 문제가 없다는 의식을 심어줄 수 있고 그런 현상이 일상화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2021년 우리사회의 가장 큰 과제는 조국의 나비효과로 생겨난 아픈 흔적을 지우는 일이다. 위선과 거짓을 지우고 도덕과 윤리, 평등과 공정, 정의가 바로 서 ‘가붕개’도 희망을 갖게 하는 사회정의가 ‘조국현상’ 순기능을 일으키는 일대 캠페인이 일어나야 한다. 취임초기 70%가 넘는 지지율은 공정, 평등, 정의라는 대통령의 취임사 때문이었다. 남은 임기동안 초심으로 돌아가 심은 자가 거둔다는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정신으로 모든 것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시대적 과제를 완수해야 한다. 코로나19, 부동산문제, 인구감소도 중요한 현안이지만 가치관과 공정, 평등, 정의는 가장 우선되는 회복되어야 할 귀중한 가치이다. 결자해지의 정신으로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 문재인 보유국이란 말이 설득력을 얻도록.

 
변옥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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