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한 가지로 추운 겨울을 이겨낸 청매화 나뭇가지에 꽃들이 벙글고 있다. 혹독한 추위를 어떻게 견뎌내고 이렇게 빨리 새날을 준비했는지 경이롭기 그지없다. 2월의 학교는 아직 ‘안녕히 계세요’ 를 준비하고 있다.
학생들이 다음 학년으로 진급할 수 있도록 성적처리를 바탕으로 생활기록부를 마무리하였고 진급 학반의 배정을 끝냈다. 인사이동 하는 선생님의 전보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는데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다. 그리고 남아 있는 선생님 중심으로 새 학년 배정과 업무 분담이 먼저 이루어질 예정이다. 교원 성과상여금 제도가 시행된 이후로 해마다 2월이면 학년 배정과 업무 분담에 따르는 다양한 견해를 조율하느라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몇 차례의 회의를 거듭하면서 마음을 다치기도 한다.
코로나19로 심각했던 2020학년도의 아이들과 학부모님들과 동 학년 선생님들과의 이별을 앞두고 있다. 늦은 등교 개학으로 여름방학은 늦게 시작했었고 또 짧았다. 그때는 더위를 고려하여 숨쉬기 편한 덴탈마스크를 썼었고, 겨울엔 코로나가 기승을 부려 차단 성능이 더 좋은 KF80, 94 등으로 바꾸어 썼다. 마스크에 익숙하지 않았던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처음엔 답답함을 못 참아 살짝 코를 내렸다가 들키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젠 다 옛이야기인 듯 거뜬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닐 수 있다. 대견한 아이들, 정말 수고 많았다.
지난해 학부모님들이 얼마나 노심초사했을까 생각하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아직 너무 어린아이들이라 온라인 수업을 혼자 할 수 없어 부모님의 손길이 매우 필요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맞벌이 부모의 마음은 더 흔들렸을 것이다. 학교는 긴급 돌봄을 운영하며 지원하였는데 위로와 버팀목이 되었으리라 생각해 본다. 잘 버텨 준 학부모님들께 늘 감사하며 보냈던 한 해였다. 교직에서 처음 겪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동 학년 선생님들이 있어 큰 힘이 되었었다. 함께 더 나은 교수 방법을 모색하며 학습꾸러미를 만들었었고 온라인 콘텐츠를 계발하여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었다.
이처럼 서로 의지가 되고 힘이 되었던 한 해를 되돌아보며 학생들, 학부모님들, 동 학년 선생님들과의 이별을 앞두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겨울을 이겨 낸 매화나무에 꽃이 피듯 2월에 좀 더 안녕히 계셨다가 3월에 모두 모두 꽃으로 피어나길 기원한다.
허미선 시인,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