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칸트’의 행복
철학자 ‘칸트’의 행복
  • 경남일보
  • 승인 2021.02.1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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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홍 (경상대학교 국문학과 교수)
임규홍 교수
임규홍 교수

이마뉴엘 칸트! 18세기 독일 철학자 칸트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세계 철학사에서 칸트를 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유명한 사람이다. 그래서 그의 행복론이 더 흥미롭게 들린다. 그는 인간의 행복 조건을 다음 세 가지로 제시하였다.

“첫째, 할 일이 있고
둘째,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셋째, 희망이 있다면,
그 사람은 지금 행복한 사람이다.”

할 일이 있다는 것은 생존을 위해 수동적 생산 활동을 의미할 수 있지만 일을 한다는 것은 생존을 위하든 그렇지 않든 창조적인 작업이고 생산적인 행위이다. 그리고 일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결과에 보람을 가지는 행위이다. 만약 인간이 아무런 일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라고 한다면 그것보다 더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은 없을 것이다. 일을 놀이처럼 즐거움과 보람을 가지고 할 수만 있다면 그것이 진정 행복한 삶이다. 자기 직업에 보람을 가지고 기꺼이 행복감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삶이 곧 일로써 행복한 사람이다. 병들어 고통 받는 사람을 살려내는 의료행위의 일도 행복이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정신적 성장을 도와주는 교직 행위의 일도 행복이다. 바다나 들에서 먹거리를 생산해 내는 일도 행복이고, 인간이 살아가는 데 긴요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공산품을 만드는 것도 일로써 행복한 것이다. 자기가 하는 일에 무한한 가치를 매기면서 보람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을 두고 일로 행복하다고 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자기에게 아직 열정이 남아 있음을 말한다. 사랑하는 것만큼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행위는 없다. 사춘기의 가슴 설레는 사랑도 좋고 누군가 곁에 있음으로 그저 행복하고 편안한 사랑도 좋다. 이성적 사랑이면 더없이 좋겠지만 굳이 그렇지 않더라도 누구든 보고 싶고, 만나면 소통이 되고, 기꺼이 칭찬해 주는 그런 친구의 사랑이라도 좋다. 같이 기뻐해주고, 같이 걱정해주면서 언제나 내편이 되어 주는 그런 사랑이 있다면 행복하다. 이제 부모도 우리 곁을 떠나고 가족들도 한 둘 우리 곁을 떠난다. 혼자 남아 있는 외로운 자리에 그냥 같이 있어만 주어도 지루하지 않는 그런 사랑이 행복이다.

희망이 있다는 것은 무엇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는 것이다. 가고 있는 방향이 있고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산 너머 아름다운 경치를 보기 위해 걸어가는 나그네처럼 기대가 있고 바라는 바가 있으면 그것이 곧 행복이다. 순간순간 변화하는 자연의 신비를 만끽하는 것도 희망이고, 오늘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한 것을 내일 볼 수 있고 얻을 수 있는 것도 희망이 가지고 있는 행복이다. 설령 희망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희망을 품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 있음을 의미한다. 오늘 같은 내일은 없다. 내일은 내일대로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내일이 오늘보다 나으리라는 작은 희망이 곧 행복이다.

희망이 없는 삶은 길을 잃고 방황하는 삶이다. 내일은 내일대로 오늘 가지지 못한 그 무엇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로 살아간다면 그것이 행복이 아닐까 한다. 오늘 같은 내일은 없다.

신축년 새해 맞이한 지 벌써 달포를 보내고 있다. 코로나로 모든 사람들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정치도, 경제도 너무나 혼란스럽다. 그래도 행복은 스스로 찾아야 하는 것이다. 누가 그냥 가져다 주지 않는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있어 행복하고, 가족과 이웃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 행복하고, 아름다운 내일을 기다리니 행복하다. 그렇게 생각하자. 입춘도 설도 지나고 이제 삼라만상 물이 차오르고, 꽃이 피고, 햇살이 따스한 봄이 다가 오고 있다. 벌써 산에는 청매가 이쁘게 피었다


임규홍 (경상대학교 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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