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남의 포엠산책] 소세양 판서를 보내며
[강재남의 포엠산책] 소세양 판서를 보내며
  • 경남일보
  • 승인 2021.02.1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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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세양 판서를 보내며 /황진이

달빛 아래 오동잎 모두 지고
서리 맞은 들국화 노랗게 피었구나
누각은 높아 하늘에 닿고
오가는 술잔은 취하여도 끝이 없네
흐르는 물은 거문고와 같이 차고
매화는 피리에 서려 향기로워라
내일 아침 님 보내고 나면
사무치는 정 물결처럼 끝이 없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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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세양은 중종 4년에 등과하여 대제학까지 오른 인물입니다. 시문에 능한 만큼 여색을 밝히기로 유명했다는군요. 그런 그가 송도 명기 황진이의 소문을 들은 겁니다. 그는 친구들에게 호언장담하죠. “황진이가 절색이라고는 하지만 나는 그녀와 30일만 함께 하고 헤어질 것이다. 만약 하루라도 더 머문다면 너희가 나를 맘껏 비웃어도 좋다.”고요. 황진이를 만난 소세양은 한 달 약속으로 동거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약속한 날짜에 이별의 술잔을 나누죠. 소세양과의 30일간 사랑이 애틋합니다. 아직 이별은 아니라고 합니다. 황진이의 시는 소세양 마음을 움직였고 약속을 어긴 소세양은 친구들에게 놀림감이 됐다고 합니다. 어떤 이별이든 이별 앞에서 마음을 다 내려놓을 수는 없는 일이겠지요. 그것에 사랑을 앞세우면 시간이 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그러니 기어이 희망하는 것을 하십시오. 비로소 놓는 그날까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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