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과욕초화(過慾招禍)
[경일칼럼]과욕초화(過慾招禍)
  • 경남일보
  • 승인 2021.02.15 16:3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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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늘 다가가던 이웃 마을. 코로나19 젖은 걸음으로 잠행 하자. 골목길은 온통 길을 막고 사람들 출입마저 문을 잠그다’ 이동희 시인의 ‘어느 무인도’ 첫 구절이다. 어느 무인도는 바로 인간이 떠나거나, 도시가 폐쇄되거나, 사람의 연락이 두절되고 출입이 봉쇄된 공간일 것이다. 인공적인 작용, 인간의 활동이 멈춰 버린 곳, 멈춰선 곳. 오직 목숨만을 유지하기 위해 숨만 쉬는 곳. 지금 우리의 현실이 무인도에 사는 것과 진배없다. 사람은 목숨만 유지하기 위해 숨만 쉬는 존재가 아니다. 그럼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그것은 사람답게 사는 것이다. 그럼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서로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정치적 동물이다. 정치적이라는 말은 모여서 살아간다는 뜻이고 이 말이 사회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다가가서 이웃이 되어야 한다. 내가 먼저 타인에게 다가가서 이웃이 되어야 하고, 타인이 우리에게 다가와서 이웃사촌이 되어야 한다. 이웃과 이웃이 모여서 우리가 되고, 사회가 되며, 공동체가 된다. 그랬을 때 비로소 사람다운 삶이 가능할 것이다. 골목은 가장 작은 소통의 통로다. 출입문은 내가 이웃으로, 이웃이 나에게로 오는 최소한의 경계다. 이 경계를 무너뜨리지 않고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삶이 가능하겠는가? 길은 길로 이어져야 비로소 사람의 길이 열리고 문을 출입할 때 문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최종 목적은 행복이다. 누구나 갈망하는 행복도 나 혼자만 행복하면 행복이 아니고 더불어 행복해야 참 행복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을 세상이라 말한다. 사람마다 세상을 보는 눈은 다양하다. 세상은 불공평 하다는 사람도 있고, 세상은 그런대로 살만하다는 사람도 있다. 사람은 주어진 상황에 따라서도, 대하는 사람에 따라서도, 주변에 듣게 되는 이야기에 따라서도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질 수 있다. 이렇게 이 세상에는 다양한 삶이 존재한다. 착하기로 말하자면 모든 것을 버리고도 만족해 하는 존재, 악하기로 말하자면 동전 한 닢에도 목숨을 빼앗아 버리는 잔혹한 존재, 도대체 어떤 것이 우리들의 진실한 모습일까?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상대방을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고, 괴로울 때 흔히 하는 말로 마음을 비우라고 한다. 그럼 마음을 비우는 것은 어떻게 히는 것일까? 욕심을 내려놓고 겸손해지는 것이다. 우리 주위에 보면 잘 나가던 사람도 과욕을 부리고 거만하다가 망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다.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으니 적당한 중용(中庸)이 중요함을 이르는 말이다. 과유불급을 이끌어 주는 술잔 계영배(戒盈杯)가 있다. 술잔을 7부까지만 채우면 괜찮지만 그 이상 채우려고 욕심을 부리면 전부 흘러내려 빈 술잔이 된다. 조금 더 채우려다가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넘침을 경계하는 잔이다. 불교에서 하심(下心)이라는 말도 있다. 자기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이는 마음이고 자기의 마음을 스스로 겸손하게 갖는 것이다. 세상만사가 다 그렇다. 모든 문제의 발단은 과욕에서 시작되고 결국 과욕이 화를 초래하게 된다.

최근 김명수 대법원장의 녹취록은 우리 국민들을
참담하게 만들었다. 삼권분립을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했다. 대법원장은 법치와 정의의 최후의 보루다. 이제 국민들은 기댈 곳이 없게 되었다. 윤석열과 김명수의 차이는 윤은 살아있는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싸웠고, 김명수는 살아있는 권력에 굴복하고 시녀가 되었다. 국가권력의 과욕이 결국 화를 부른 것이다. 대법원장 자격도 없는 김명수에게 계영배를 보낸다.

 

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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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환 2021-02-24 10:23:29
과욕초화라니 참 아전인수도 유분수지... 도대체 이런 허접한 논리로 글을 쓰실려면 차라리 쓰지 않는 편이 나으리라 생각됩니다. 지금 지역에서 일어나는 문제있는 사건에 대하여 글 쫌 쓰세요 제발....

장승환 2021-02-24 10:20:10
경남일보 칼럼이면 지역사회 이슈에 대하여 목소리를 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일텐데, 어떤 중앙의 사안에 대하여 본인의 경도된 주관을 대입하여 글을 쓰는분을 *지식인이라니 ...
이 글도 하늘높은줄 모르고 자기가 대한민국 최고의 권력자인양 행세하는 윤모씨와 법관으로 분명 탄핵당할 잘못된 행동을 한 판사를 어물쩍 사표를 받아주지 않은 대법원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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