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기고]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경남일보
  • 승인 2021.02.1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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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헌 (한국해양소년단경남서부연맹 연맹장)
 

이상화시인이 1926년 ‘개벽(開闢)’지 6월호에 발표한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로 시작하는 이 시는 겨울이 지나 봄이 왔지만, 일제에게 우리나라의 국권을 빼앗겨 조선의 봄은 오지 않았음을 함축성 있게 표현한 수작으로 꼽힌다. 시인이 외치던 빼앗긴 들은 1945년 광복으로 우리 품으로 돌아왔고, 눈부신 경제성장을 지나 세계 8위의 경제강국이 되었지만, 서부경남 도민들과 진주시민들은 아직도 시린겨울, 오지않는 봄으로 남아 있는 것 같은 이유는 무엇일까?

역사적으로 진주는 고려시대부터 ‘北평양 南진주’라 불리며, ‘조정 인재의 반은 영남에 있고 영남인재의 반은 진주에 있다’ 고 해서 국지인재지부고(國之人材之府庫)‘나라에 인재를 공급하는 창고’ 였고, 한반도 남중부의 정치, 문화, 경제의 중심지로서 역사적 봄과 여름을 지나왔었다. 그러나 일본이 1925년 경남도청을 부산에 일방적으로 이전 한 후 진주시민을 탄압하면서 겨울을 맞았다.

하지만,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역사와 문화에 조예가 깊은 시민들이 주축이 돼 ‘경남도청 진주환원추진 운동본부’를 발족한다고 한다. 빼앗긴 들인 경남도청을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 서부경남의 역사적 봄을 맞이하겠다는 소명의식에 하나로 뭉쳤다는 것이다. 혹자는 혁신도시 건설, 서부경남 KTX 추진 등 “진주와 서부경남에도 봄이 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 그러한가? 누군가에게 강제로 빼앗긴 것을 다시 돌려받지 못하고, 다른 것들로 돌려준다 한들 본래의 것이 아니면 허탈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 것처럼, 도청이 진주로 환원돼야 그 마음을 충족할 수 있지 않겠나 싶다.

도청 환원운동을 추진하는 이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더구나 일제에 의해 빼앗긴 것들을 본래로 되돌려 왜곡된 우리역사를 바로세우는 것이라는 역사적 소명의식을 갖는 것이기에 더욱 그렇지 않겠나?

필자는 ‘경남도청 진주환원추진 운동본부’에 대한 기대가 크다. 겨울이 길어도 결국은 봄이 오고 꽃이 피듯이 운동 본부의 구성원 모두가 소박한 마음으로 묵묵히 전개해 나간다면 경남도청의 진주환원에 대한 이들의 외침이 진주시민, 나아가 서부경남 지역민의 마음을 움직여 진정한 봄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이충헌/한국해양소년단경남서부연맹 연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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