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알면 마음이 보인다
뇌를 알면 마음이 보인다
  • 경남일보
  • 승인 2021.02.2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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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홍 (해마음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인류가 발견한 우주의 모든 물체 중 가장 복잡한 것이 바로 우리의 뇌라고 한다. 뇌는 다른 장기와 달리 독특한 모양의 신경세포 천억개가 서로서로 수없이 많은 복잡한 연결을 맺고 있는 형태로 되어 있다.

가능한 연결의 가짓수가 거의 무한대에 가깝다는 이런 복잡한 구조에서 우리의 생각 느낌 감정 등이 태어난다.

그런데 뇌를 열어서 관찰해 봐도 하나의 살덩어리만 있을 뿐 그 어디에도 우리가 보는 사과의 새빨간 색깔이나 한겨울 차가운 바람의 느낌은 찾을 수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마음과 뇌는 너무도 다른 종류로 느껴진다.

사실 물질적인 뇌와 비물질적인 마음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는 앞으로 인류가 풀어야 할 중요한 수수께끼 중 하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뇌와 마음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해마가 망가지면 치매에 걸리게 되지만 길이 복잡한 런던의 택시 기사들처럼 시공간 지각능력을 꾸준히 훈련하면 해마의 크기가 커진다. 즉 마음은 뇌를 변화시키고 뇌는 마음을 변화시킨다.

그래서 우리는 뇌를 이해함으로써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뇌과학이 주는 통찰 중 가장 단순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 뇌 어디에서도 독립된 단일한 자아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수많은 신경세포들이 모인 뇌 부위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마음이 탄생한다. 즉 우리 마음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상호작용하는 관계에 가깝다. 그래서 여러 뇌 부위들이 좋은 관계를 맺고 잘 소통하는 것이 곧 건강하고 행복한 마음이라 할 수 있다.

프로이트는 정신적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무의식의 의식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뇌과학적으로 말하면 의식의 뇌와 무의식의 뇌가 잘 연결되고 소통해야한다는 뜻이다. 심리치료는 억압되어있는 마음의 무의식적 부분들에 주의를 기울이고 손을 내밀어 친구가 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뇌는 긴장이 풀리고 편안해진다. 소외된 부분 없이 잘 연결되어야할 뿐 아니라 균형 있게 연결되는 것도 중요하다. 감정의 뇌와 이성의 뇌의 균형이 깨지면 감정이 억압되어 쌓이게 되거나 감정을 조절 못해 폭발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이처럼 뇌를 공부하면 우리의 마음이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행복하고 건강한 마음을 위해 올해는 뇌과학 책을 한권쯤 사서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정철홍/해마음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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