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금은 金란 시대
[기고]지금은 金란 시대
  • 경남일보
  • 승인 2021.02.2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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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농협중앙회 구례교육원 교수)
 
 

지난해 역대 최장기 장마와 겨울 폭설로 인한 생산량 감소와 조류인플루엔자(AI) 유행 등의 악재로 농산물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농산물 가격 오름세가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애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농산물 가격 급등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촉발하는 현상을 뜻한다.

2월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9.2%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최근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세를 나타냈고,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및 1월 전국적인 폭설의 영향으로 축산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6년여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계란가격이 전월 대비 22.3%, 평년 대비 37.9% 급등했다. 국민반찬 중 하나인 계란의 가격 폭등은 코로나19로 집밥 수요가 늘어난 소비자들의 지갑사정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

2016~2017년에 AI가 전국에 급속히 퍼지면서 산란계 36%가 살처분 돼 일부 지역에서 계란 한 판 가격이 1만원을 넘겼고, 정부는 처음으로 미국산 신선란을 비행기로 공수했었다. 올해도 정부는 치솟는 계란 값을 잡기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6월말까지 미국산 계란을 세금 없이 들이기로 하였다. 그런데 유통을 책임지는 대형마트들은 정부 조치에 썩 달갑지 않은 반응이다.

아직까지 국산 달걀만으로도 공급물량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수입 달걀에 대한 회의적인 태도도 한 몫 한다고 한다. 소비자들은 계란을 구매하는 기준으로 무엇보다 신선도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무래도 수입 계란은 유통과정이 국산보다 길기 때문에 소비자로서는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밥상 물가 급등에 정부에서는 농식품부와 유통업계와 함께 농산물 소비진작 프로그램 ‘대한민국 농할(농산물 할인) 갑시다!’를 진행하였다. 국산 농축산물 온·오프라인 소비쿠폰을 총 490억원 할인 지원해주는 행사로 전통시장, 중소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공공기관 쇼핑몰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전국적으로 추진되었다.

올해는 계란도 할인 품목에 해당되어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지원해주었으나, 너무 많이 올라버린 가격에 할인을 받아도 실질적인 혜택을 받았다는 느낌을 갖긴 힘들었다. 정부에서는 물가 상황을 고려하면서 비축 물량을 최대한 많이 푼다는 방침도 추가로 내놓았지만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기본적인 식생활 유지를 위한 농산물 가격 안정화는 정부의 기본 책무 중 하나다. 정부에서는 농산물가격 안정화를 위한 대책 및 노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충분한 공급물량이 확보되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

현재 가축전염병에 대응하는 유일한 대책이 살처분이다. 일시적 유행이라면 유력한 대안일 수 있겠지만, 조류인플루엔자는 이미 우리의 일상이 되어있다. 살처분이 아닌 백신 공급 등으로 확산을 차단할 수는 없을까? 가축전염병을 대하는 인간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 치솟는 계란 가격을 보며 든 생각이다.

한진 농협중앙회 구례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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