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만큼 사랑한다
아픈 만큼 사랑한다
  • 경남일보
  • 승인 2021.02.2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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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하영 (진주교대신문사 편집국장)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경제활동과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민생 전반에 어려움이 퍼졌고, 이에 각종 사회 문제들이 방치되고 있다. 내 한 몸 건사하기 힘든 이 국가적 재난 속에서 남에게 베푸는 행위는 ‘가진 자의 여유’ 혹은 ‘숭고한 희생’으로 치부된다. ‘나부터 살기 바쁜 와중에 누가 누구를 도울 수 있단 말인가?’ 이런 생각, 다들 한 번씩 해보았을 것이다.

영화 <아픈 만큼 사랑한다>는 30여 년간 필리핀 오지를 다니며 아픈 아이들과 주민들을 위해 의료봉사를 실천한 故 박누가 선교사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이다. 평범한 외과 의사였던 그는 우연히 참여하였던 의료봉사를 계기로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필리핀 오지의 마을에서 아픈 이들을 돌보는 삶을 산다. 마땅한 의료 시설조차 없어 안타까운 죽음이 일상이 되어버린 이 마을에서 故 박누가 선교사의 존재는 많은 이에게 희망을 안겨줬고, 그들은 그를 ‘예수’라 불렀다.

열악한 환경에서 의료봉사를 지속하며 각종 질병에 노출이 된 그는 결국 말기 암 판정을 받는다. 총 30회가 넘는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그는 필리핀 환자들을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아침엔 치료를 받고, 저녁엔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갔다.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한국에서 누릴 수 있는 돈과 명예를 포기하고 그를 필요로 하는 낙후된 필리핀 마을에서 봉사한 것이다.

“내가 아파보니까, 아픈 게 얼마나 힘든 건지 알겠더라고요. 내가 아픈 만큼, 남들을 사랑하겠어요. 아플수록, 더 사랑하고 사랑하겠어요. 저의 발걸음이 가벼워져서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아픈 사람들을 도울 수 있도록 기도하겠어요.” 故박누가 선교사가 생전 해온 말이다. 그가 보여준 헌신과 봉사는 ‘사랑’ 그 자체였다.

이 세상은 결코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촌에서 우리는 누군가의 용기로 어려움을 이겨낼 희망을 보게 된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당장 내 한 몸 먹고살기 바쁜 현실이지만, 아픈 이들의 세상에 조금만 더 관심을 두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웃 사랑을 실천한 故 박누가 선교사의 삶과 생각을 들여다보고 이제 우리가 용기를 낼 차례다.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관심과 따뜻한 손길을 내밀 줄 아는, 더는 아프지 않고 건강한 사회가 오길 기도해 본다.

양하영 진주교대신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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