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전투기 KF-X 시제 1호기 내달 베일 벗는다
한국형 전투기 KF-X 시제 1호기 내달 베일 벗는다
  • 연합뉴스
  • 승인 2021.03.0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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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개발 첫 전투기…4월 출고식 일반 공개
지상시험 후 내년 7월 첫 비행, 2026년 개발 종료
비행제어 검증 장비 ‘아이언버드’도 순수 개발
국내 기술로 개발된 최초의 국산 전투기가 다음 달 그 위용을 드러낸다.

1일 방위사업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따르면 한국형 전투기(KF-X) 시제 1호기가 4월 출고식을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2001년 3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국산 전투기 개발을 천명한 이래 20년 만이다. 방사청과 KAI가 2016년 1월 체계개발에 착수한 이후 5년여 만의 성과다.

KF-X 시제기 출고식은 설계도면 상의 전투기가 실물로 완성돼 처음으로 격납고 밖으로 나와 대중에게 선보이는 자리다. ‘롤아웃’(rollout) 행사로 불리는 이유다.

그러나 지상시험과 같은 검증을 시작하는 단계에 들어서는 것으로, 바로 하늘을 날 수 있는 건 아니다.

KF-X는 시제기 출고식 이후 1년여의 지상시험을 거쳐 내년 7월께 첫 비행을 할 예정이다.

이후에도 시제 1∼6호기가 4년간 총 2200여 소티(비행횟수)의 비행시험을 무사히 마쳐야 2026년 6월 기본 비행성능과 공대공 전투능력을 갖춘 KF-X ‘블록1’(BlockⅠ)의 체계개발이 종료된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발하는 전투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제 1호기의 출고식 자체가 군이나 항공산업의 입장에서는 기념비적 행사라는 게 방사청의 설명이다.

지난달 24일 방문한 사천의 KAI에서는 출고식을 앞둔 KF-X 시제 1호기의 최종 조립 작업이 한창이었다.

축구장 3개 크기인 2만1600㎡ 넓이의 KAI 고정익동에는 실제 비행하는 시제 1∼6호기와 지상시험 전용인 정적 시제기와 내구성 시제기 등 8대의 KF-X 시제기 제작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4대는 전방동체와 주날개 및 중앙동체, 후방동체 등 기체의 주요 구성품이 결합한 완제기 형태였다.

특히 다음 달 롤아웃을 앞둔 시제 1호기는 90% 이상의 공정이 마무리된 상태로 오는 3일부터 시작할 도색 공정을 위해 장착 시험을 마친 엔진을 다시 분리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이상재 KAI 고정익생산실장(상무)은 “시제 1호기의 도장은 F-15K와 비슷한 진회색으로 할 예정”이라며 “도장 작업 후 엔진을 다시 장착하고 랜딩기어, 날개 등 각종 기능 점검을 하면 시제 1호기 제작이 마무리된다”고 설명했다.

단좌(조종석 1개)형인 시제 1호기 조립에 사용된 부품은 모두 22만여 개로 볼트와 너트, 리벳만 7000여 개, 튜브와 배관은 1200여 종에 달한다고 이 상무는 소개했다.

시제 2∼3호기는 올해 말, 시제 4∼6호기는 내년 상반기까지 각각 제작된다. 이 가운데 시제 4호기와 6호기는 복좌(조종석 2개)형으로 만든다.

KF-X는 길이 16.9m, 높이 4.7m, 폭 11.2m로 미국 전투기 F16보다는 조금 크고 F18과 비슷하다. 최대추력은 4만4lb(파운드), 최대 이륙중량 2만5600㎏, 최대 탑재량 7700㎏이며, 최대 속도는 마하 1.81(시속 2200㎞), 항속거리는 2900㎞다.

유럽제 미티어(METEOR) 공대공 미사일, 독일 딜사의 공대공 미사일(AIM-2000) 등을 탑재할 수 있고, 현재 국내 개발 중인 장거리 공대지유도탄도 장착할 수 있다.

KF-X 외형은 5세대로 꼽히는 미국 F-35A 스텔스 전투기와 비슷한 4.5세대 전투기다.

정광선 방사청 KF-X사업단장은 “KF-X가 스텔스 능력을 목적으로 개발되는 건 아니지만, 스텔스 형상을 갖췄고, 독자 플랫폼까지 확보하게 되므로 다양한 파생형에 대한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KF-X는 최초의 국산 전투기답게 양산 단계에서 65%의 부품 국산화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 ‘KF-X의 눈’에 해당하는 AESA(능동 전자주사식 위상 배열) 레이더와 적외선 탐색 및 추적장비(IRST)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시제품이 각각 시제 1호기에 탑재돼 지상·비행시험을 거친다.

광학 영상과 레이더로 표적을 찾는 전자광학 표적 획득·추적장비(EO TGP)와 통합 전자전 체계(EW Suite) 등 다른 핵심 항공전자장비들도 국내 개발 중이다.

다만 EO TGP는 공대지 장비여서 2026년 7월부터 2028년까지 진행하는 공대지 전투능력을 위한 KF-X ‘블록2’(BlockⅡ) 추가무장시험에 반영된다고 방사청은 설명했다.

엔진도 제너럴일렉트릭(GE)과 기술협력을 통한 부분 국산화가 추진된다.

정광선 단장은 “엔진은 GE로부터 직구매해 시제기 일부에 장착하지만, 일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조립생산한다”며 “최종 양산 단계에서는 부품 일부를 국산화한 엔진을 장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록히드사가 기술이전을 거부한 전자식 비행제어 검증 장비인 ‘아이언버드’ 역시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해 시험에 활용하고 있다.

2015∼2026년 인도네시아와 함께 추진하는 체계개발(블록1)에 8조1000억원, 2026∼2028년 한국 단독으로 진행하는 추가무장시험(블록2)에 7000억원 등 사업 규모만 8조8000억원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방위력 증강사업’으로 통하는 KF-X 사업은 경제적 파급효과도 상당하다.

정 단장은 “2016년 사업 착수 이후 작년까지 1만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했다”며 “양산 단계에 가면 더 많은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도네시아가 최근 경제난을 이유로 분담금 6044억원을 납부하지 않고 있어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방사청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KF-X 사업비의 약 20%에 해당하는 1조7338억원을 개발 단계별로 분담하기로 했는데 2월 현재까지 내야 하는 8316억원 가운데 2272억원만 납부했다.

정 단장은 “성의를 갖고 양국이 협의하고 있다”면서 “공동개발이 무산되더라도 절차에 따라 진행하면 된다”며 사업은 정상적으로 추진될 것임을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미납보다 오히려 주 52시간제를 KF-X 사업이 직면한 주요 난관으로 꼽는 목소리도 나왔다.

류광수 KAI 고정익사업부문장(전무)은 “지상시험과 비행시험에 차질이 없어야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며 “이를 위해선 날씨가 도와주고 내부적으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준비하는 과정에선 주 52시간제라는 한계가 제일 어려운 부분”이라면서 “연구개발 분야라도 주 52시간제를 풀어줬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지난달 24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항공분야 국가정책사업 미디어 데이’에서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 KF-X가 공개됐다. /사진제공=국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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