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환원, 균형발전·상생차원서 논의해야
도청환원, 균형발전·상생차원서 논의해야
  • 경남일보
  • 승인 2021.03.0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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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위원)
1925년 4월 1일 일제가 경부선을 주축, 원활한 식민통치·대륙진출의 유리한 전초기지 확보를 위해 진주에서 부산으로 경남도청을 이전했다. 진주시민들의 반발이 크자 도청 서류는 전날 밤에 우편으로 보내고 일본인 화전순(和田純) 도지사는 경전선개통 때 시승식을 빙자, 도망치듯 부산으로 떠났다. 도청을 빼앗긴 후 3차례의 환원운동마저 실패, 진주를 비롯, 서부경남은 오랜 기간 소외감을 느껴 왔다. 전국 6대 낙후지역으로 전략됐다. 90년간 ‘통한(痛恨)의 아픔 일부의 치유(治癒) 의미’와 균형발전 측면에서 지난 2015년 7월 3일 초전동 구 도립의료원에 도청업무의 일부인 서부청사가 개청됐다.

첫 도청환원추진은 1963년 1월 1일 부산시가 직할시로 승격되자 1963년 2월 19일 지리산 주변의 4개 시·도 26개 시·군이 참여한 서남지구개발추진위원회 결성에서 시작됐다. 당시 진주상공회의소 회장 김삼만씨를 위원장으로 추대, 진주·충무·사천 등 경남 15개 시·군, 남원·구례 등 전북 6개 군, 순천·광양 등 전남 3개 시·군 대전시 등 4개도 26개 시·군의 각계각층의 200여명이 참여했다. 개발추진위는 지리산 자원개발·항만개발·도로정비·철도부설·항공노선개설·관광개발 등을 담고 있었다. 핵심내용이 도청의 진주환원이란 것에 박정희 군사정부는 ‘깜짝 놀라는 사태’가 발생했다. “경남도청이 어디로 가던 전북·전남·대전이 왜 왈가왈부하느냐”며 추진위의 운영비 모금법위반을 트집잡아, 임원진 사퇴와 온갖 압력이 행사됐다. 육군소장인 양찬우 경남지사, 다른 도지사 등은 지역의 이사 등을 불러 압력행사로 1년 5개월 동안 80여 차례의 활동을 하다 중단했다.

공식적인 1차환원운동은 부산직할시 승격 후 도청의 마산이전 계획 발표로 1964년 9월 15일 250명의 시민대표가 참여, 67년 6월 4일까지 176회에 걸쳐 펼쳐졌으나 무산됐다. 2차도 1977년 12월 30일 정부의 도청 창원이전 계획 보도로 46명의 시민들이 환원추진위원회를 구성, 80년 1월 15일까지 운동을 펼쳤으나 좌절되고 말았다.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창원시는 종국적으로 특례시인 독자적인 행정·재정적인 지위의 광역시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서부경남의 소멸도 빨라진다. 전남도청은 광주에서 무안으로, 경북도청도 대구에서 제일 북쪽인 안동·예안으로 이전했다. 경남도청도 원래 있었던 진주로 옮겨와 현재의 서부청사와 합치는 환원이 지역의 균형발전에서 보면 타당하다.

김경수 도지사는 창원시의 특례시로 인한 도청 진주이전 주장에 “현재로선 논의할 대상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 지사는 “특례시 지정은 도청 이전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이런 주장을 끄집어내는 것은 도민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무책임한 일이다”고 잘라 말했다. 허성무 창원시장도 신년 기자회견에서 “진주시가 코로나 방역에 실패해 엄청난 비난을 받았는데, 국면 전환용으로 말한 것 같다”라고 깎아내리며 환원은 논의는 대상도 아니라고 일축을 넘어 비하에 가까웠다. “비효율성과 낭비를 초래 한다”며 창원시의회도 결의문을 채택했다. 도청환원에 합리적인 논의보다 부정적인점에 대해 서부경남 발전도모를 위해 그제 ‘도청환원진주시민운동본부 및 창립총회발대식과 출정식’에 지역 원로·문화예술·종교·체육·상공·사회단체장·언론계 등 각계각층의 대표들이 참여했다.

부산·울산·경남의 1시간 생활권 구성인 800만 메가시티도 서부경남은 ‘패싱’됐다. 핵심인 촘촘한 광역교통망인 창원-김해-양산-부산의 동남권 중순환철도, 창원-김해-부산의 소순환철도, 부산-양산-울산의 광역철도, 창원-녹산-광역철도 등은 서부경남은 빠졌다. 부산·울산·경남중·동부는 부산신항·창원기계공단·울산중화학공업단지 등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했다. 진해 신항에 또 12조원이 투자된다. 서부경남투자는 조족지혈(鳥足之血)이다. 도청환원에 대해 중·동부는 서부경남을 홀대와 폄하만 할 것이 아니라 상생과 균형발전차원에서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이수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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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인 2021-03-06 13:38:16
진주라는 고향에 갈때마다 정말 변화되지 않는 지역이 진주라고 생각하고 잇으며, 어언 40~50년 이란 긴 세월이 흘렀음에도 정말 발전이 되지않는 도시가 진주라는 것을 매번 돌아올때 느껴왔었다. 변변한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없는 도시로서 낙후성은 말할 것도 없고 변화를 싫어하는 시민들의 정서도 한몫을 한다고 보면될 것같다. 엄청난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 진주시민들의 말은 "그냥 이대로가 좋다" 라고 말을 하는 사람들이 지금에 와서는 경남에서 가장 낙후된 도시로 쇠락의 길에 들어 서는 것을 보고는 이제는 낙후성을 탈파하기 위해 난리다. 혁신도시를 진주에 유치해달라, 도청을 진주에 환원해달라고 아우성을 치고있다. 경남에서도 마산 다음가는 도시에서 김해시에 밀리고 이젠 양산시에도 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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