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임의 디카시 행진 8] ‘소아시아 클레오파트라 온천’
[최광임의 디카시 행진 8] ‘소아시아 클레오파트라 온천’
  • 경남일보
  • 승인 2021.03.0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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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서안에 양귀비의 화청지가 있더니

터키 파묵칼레에는 이집트 여왕의 온천

맑고 푸른 물에 잠긴 세월의 풍화

-김종회 문학평론가, ‘소아시아 클레오파트라 온천’



세월이 사람의 것이라면 풍화는 자연의 것이라지만 유구하지 않기는 매한가지다. 존재 그 자체일 뿐이라는 것을 모를 리 없으나 사람이라서 희망한다. 클레오파트라가 수만 년의 석회층 위로 흘러내리는 온천물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것과 달리, 병든 로마인에게는 치유의 성소로 알려지면서 이곳에 와 죽는 사람들로 무덤 도시가 생길 정도였다. 나는 로맹 가리의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를 떠올린다. 존재를 성찰하지 않는 일은 비극이다. 완벽한 충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요구하는 욕망에 매달려 사는 인간 존재에 관한 탐구는 그나마 희망적이기 때문이다.

양귀비나 클레오파트라의 권력과 미모 추구 욕망이 우리에게 ‘맑고 푸른 물에 잠긴 세월의 풍화’라는 덧없음을 느끼게 한 것이고 보면 어떤 존재도 사람에게 긍정의 힘이 된다고 한다면 억지일까.(시인·두원공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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