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의혹’ LH, 창사 이래 최대 위기
‘투기 의혹’ LH, 창사 이래 최대 위기
  • 강진성
  • 승인 2021.03.04 1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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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조사 대상 확대에 뒤숭숭
“부도덕 집단 시선에 섭섭” 토로
“소문이 사실로” 자성론도 나와
“책임 통감” 대국민 사과문 발표
4일 LH는 일부 직원의 신도시 사전투기와 관련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엄중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LH 진주본사 전경. 경남일보DB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광명·시흥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빠졌다.

지난 2일 민변과 참여연대의 폭로로 촉발된 LH직원 투기 의혹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수조사를 지시한 가운데 4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3기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 정부합동조사단을 발족했다고 밝혔다.

조사대상은 국토부와 LH, 지자체 산하 개발공사, 경기도, 인천시 및 기초지자체 유관부서 업무 담당 공무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전 현직 공직자는 물론 배우자와 직계가족까지 포함된다.

내부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한 직원은 일부 직원의 일탈로 조직 전체가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당하는 데 섭섭함을 토로했다.

그는 “직원들이 국토개발과 주택공급이라는 사명으로 근무해 왔는데 인터넷 댓글에서 LH 전체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모는 것을 보며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빨리 사태가 수습돼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직원은 “일부의 잘못이긴 하지만 국민정서상 용납하기 힘든 행위다”며 “이번 사태로 투기 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LH는 투기의혹에 대한 빈틈없는 조사와 신속한 재발방지 대책을 위한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장충모 LH사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임직원은 “부동산 시장 불안으로 힘든 국민들께 희망을 드려야 할 공공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공직자로서의 본분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통감한다”며 사죄했다.

이어 “정부와 합동으로 3기 신도시 전체에 대한 관련부서 직원 및 가족의 토지거래현황 전수조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한 치의 의구심도 들지 않도록 사실관계 규명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위법사항이 확인될 경우 법과 규정에 따라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LH는 재발방지를 위해 직원 및 가족의 토지거래 사전신고제를 도입하고 신규사업 추진 시 관련부서 직원·가족의 지구 내 토지 소유여부 전수조사를 통해 미신고 및 위법·부당한 토지거래가 확인될 경우 인사상 불이익 등 강도 높은 패널티를 부과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사태 수습을 위해 신임 사장이 조만간 결정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LH는 변창흠 전 사장이 지난해 12월 국토부장관 내정으로 사퇴하면서 3개월째 사장직이 공석이다.

임원추천위원회는 서류·면접심사를 통해 사장 후보자를 3명으로 압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후보로는 허정도 LH상임감사와 김세용 SH(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으로 예상됐다.

최근 내외부에서는 김세용 SH사장이 유력하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 지난 3년간 감사직을 맡은 허정도 상임감사는 LH직원 토지 투기 사태로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김세용 사장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3면 강진성기자 news24@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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