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세계 1위로 혁신을 선도하는 한국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세계 1위로 혁신을 선도하는 한국
  • 경남일보
  • 승인 2021.03.0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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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혁신지수 순위


혁신이라는 단어는 사전적으로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함’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혁신은 한자로 가죽 혁(革)과 새 신(新)으로 쓴다. 혁신이 가죽과 무슨 연관이 있는 걸까? 중국 주나라 왕실의 관직제도를 기록한 주례(周禮)에 보면 “가을에는 피(皮)를 거두고 겨울에는 혁(革)을 거둔다”라는 말이 나온다. 이를 풀이한 설문을 보면 革에 대하여 설명하기를, “짐승의 가죽에서 그 털을 다듬어 없앤 것을 革이라고 한다” 革은 고친다는 뜻이다. 한편 皮는 “짐승 가죽을 벗겨 낸 털(毛)이 붙은 상태를 皮라 한다”고 하였다. 흔히 모피라고 하는 것이다.

흔히 변화(change)와 혁신(innovation)을 비교하면서 이해하려고 하기도 한다. 변화가 사물이나 현상의 모양이나 형태, 상태가 바뀌는 것이라면, 혁신은 고통이 따르는 동시에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는 과정으로 설명한다. 짐승의 가죽을 벗겨내는 과정에서부터 가죽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나무방망이로 두들기는 무두질을 통해서 가공하는 과정은 고통의 연속이고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한자의 발원지인 중국에서는 혁신이라는 어휘를 쓰질 않고 창신(創新)이라 쓴다. ‘창조를 통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일 텐데 혁신이라는 표현보다 ‘창신’이 원뜻에 더 가까운 듯 하기도 하다. 한편 영어 innovation의 어원은 in(안)과 nova(새롭다)의 합성어에서 비롯된 것으로, “안에서부터 시작하여 새롭게 변한다”로 바깥에서 피상적으로 드러나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시작해서 겉으로까지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미국 경제전문 통신사 블룸버그가 한국을 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나라로 꼽았다. 지난 2월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2021 혁신지수(Bloomberg Innovation Index)’를 산정한 결과 한국이 90.49점으로 60개국 중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2위였는데, 블룸버그 혁신지수가 발표된 9년 동안 7번 1위를 차지하였다. 한국은 2014∼2019년 6년 연속 1위를 차지하다가 지난해 독일에 근소한 차이로 뒤져 1위를 내준 바 있다. 블룸버그 혁신지수는 연구개발(R&D) 비용, 첨단 기술기업들의 집중도, 생산능력 등에 가중치를 두어 국가별로 점수를 매긴다. 우리나라와 2위인 싱가포르, 7위인 이스라엘을 제외한 10위권에는 유럽 국가들이 포진했다. 블룸버그는 우리나라가 1위를 차지한 이유를 R&D 및 제조업의 강세, 특허 관련 활동 증가라고 발표했다.

블룸버그 혁신지수는 총 7개 부문으로 구분하여 국가의 혁신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블룸버그 혁신지수는 연구개발(R&D) 집중도, 제조업 부가가치, 생산성, 첨단기술 집중도, 교육 효율성, 연구 집중도, 특허활동 등 총 7개 항목에서 매긴 점수를 합산해 국가 순위를 매긴다. 한국은 세부적으로 R&D 집중도(2위), 제조업 부가가치(2위), 생산성(36위), 첨단기술 집중도(4위), 교육 효율성(13위), 연구 집중도(3위), 특허활동(1위) 등의 평가를 받았다. 특허 활동은 지난해 2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한 단계 올라 1위를 차지하였다. 특허 활동은 인구 100만 명 당 특허 수, GDP 1000억 달러 당 특허 수, 전 세계 특허 중 해당 국가의 특허 수를 평가한다.

한국에 이어 지난해보다 한 계단씩 오른 싱가포르(87.76점)와 스위스(87.60점)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하였고 4위는 지난해 1위였던 독일(86.45점)이었다. 이밖에 스웨덴, 덴마크, 이스라엘, 핀란드,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 순으로 10위권 안에 포진하였다. 다른 주요 국가 순위를 보면 2013년 1위에 오른 적이 있는 미국(83.59점)은 전년보다 2계단 떨어진 11위, 일본 12위, 중국 16위 등을 차지했다. 양대 경제 강국인 미국과 중국의 순위는 지난해보다 하락하였고, 일본은 제자리걸음이었다. 싱가포르는 디지털 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자금의 투입, 제조업의 경쟁력, 세계 순위가 높은 대학들의 존재 등의 이유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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