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골프 문화 바로잡는 계기 삼아야
[사설] 골프 문화 바로잡는 계기 삼아야
  • 경남일보
  • 승인 2021.03.0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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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 소재 한 골프장에서 공을 줍던 캐디를 앞에 두고 골프채를 휘둘러 공으로 얼굴을 맞춘 황당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의령경찰서 등에 따르면 캐디 A(30)씨는 지난달 14일 의령군 한 골프장에서 B씨 일행의 경기를 보조하던 중 골프공에 얼굴을 맞아 큰 부상을 입었다.

8번홀에서 B씨가 친 샷이 해저드(골프장 내 움푹 파인 웅덩이나 연못)에 빠지자 A씨는 ‘앞으로 이동해 다음 샷을 하라’고 안내한 뒤 공을 주으러 갔다. 그런데도 B씨는 아무런 말도 없이 그 자리에서 다른 골프공을 꺼내 골프채를 휘둘렀다. 공은 약 10m 앞에 있던 캐디 A씨의 안면을 그대로 강타해 코뼈가 부러지고 오른쪽 눈이 피멍이 드는 등 전치 4주의 상처를 입혔다. A씨는 눈에 받은 충격으로 각막과 홍채 사이 손상이 생겨 잘못하면 실명위기까지 될 수 있는 상태였다.

문제는 그 후에 있다. B씨 일행은 캐디 교체를 요구해 18홀을 모두 다 돈 뒤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뒤늦게 부상당한 A씨를 찾아갔으나 이미 마음의 상처를 받은 뒤였다. 사람이 다쳤으면 즉시 경기를 중단하고 병원에 같이 가는 게 상식이다. 결국 A씨 고소장을 접수했고, 경찰은 조만간 B씨 등을 상대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부분 사업자가 망해가는 상황에서 골프장은 유독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골프장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기본적인 규칙, 서로 지켜야 하는 보이지 않는 약속, 배려, 매너 등을 숙지한 상태에서 오는지 의문이다.

캐디는 절대 골프채나 닦아주는 하인이 절대 아니며 건전한 골프문화를 조성하는 동반자다. 자신의 행위로 캐디가 피범벅이 되어 그 자리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 갔으면 골퍼는 그 즉시 골프를 중단해야 한다. 더 이상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면 안된다. 이번 사건으로 왜곡된 골프 문화를 바로잡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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