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용복의 세계여행]니우에 아일랜드 上
[도용복의 세계여행]니우에 아일랜드 上
  • 경남일보
  • 승인 2021.03.0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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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우에아일랜드는 뉴질랜드의 해외영토에 속하며 뉴질랜드 동북쪽에 있는 섬나라이다. 태평양의 빼어난 경치를 볼 수 있으며 바다에는 수영과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관광을 위해서는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빌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수도는 니우에 섬 서쪽 에 있는 알로피이다.

오세아니아 국가 중에서는 인구가 가장 적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에 닥쳤던 태풍이 섬 중앙까지 몰아칠 정도로 강력했다고 한다. 다행히 태풍이 오기 전 많은 주민들이 집을 두고 인근 섬으로 이민을 갔다.

당시 인구가 4000명이었는데 지금은 2000명도 안 된다. 그래도 하나의 나라인데 인구가 이렇게 적다는 게 신기했다. 섬이 버려져 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다.

니우에에 있는 공항에 도착하니 간판도 보이지 않았다. 공항이라기엔 민망할 정도의 시설이었다.

일주일에 두 번 들어오는 비행기 시간에는 반가운 사람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그만큼 나가는 사람도 있어 결국 같다고 보면 된다.

니우에는 인구가 적기 때문에 외국인을 보기가 쉽지 않다.

마을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광장에는 20여명 안팎의 주민이 앉아서 놀거나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곳 슈퍼마켓에 가면 모든 게 다 최신식이다.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작은 규모의 마을이라도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것이 신기했다.

머물 숙소를 알아보니 섬의 필수품을 구매할 수 있는 광장과도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었다.

교통수단인 버스는 아예 없고, 택시는 있다고 해도 일반 자가용이 대신한다.

내가 공항에 도착해서도 여지없이 나를 태워줄 주민은 별로 없었다.

바누아투에서 지갑과 핸드폰 카드를 함께 잃어버린 것도 자유롭게 이동에 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이제 아껴 쓰는 것도 임계치에 와버린 상태였다.

주차된 차가 하나 둘 떠나고 마음이 급해져 아무 차나 붙잡고 물었다.

“저 돈이 없는데, 마을 가시는 길이시면 같이 좀 타면 안 될까요? 트렁크라도 괜찮아요.”

그렇게 두 번 거절당하다가 낡은 트럭을 얻어 탔다.

‘니게’ 라는 덩치 큰 아저씨가 운전을 했다.

“타세요. 렌터카샵 앞에 내려줄게요.”

니게 씨는 웃음기도 없고 인상도 좋아 보이지 않았지만, 비교적 흔쾌히 승차를 허락했다.

많은 여행을 통해 깨달았지만 사람은 절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을 또 한 번 느꼈다.

그는 나를 렌터카샵에 내려주었고 이곳에 내려주는 이유를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이 샵이 니우에에서 제일 큰데다 이곳에서 환전이 가능하다는 게 이유였다.

“정말 고맙습니다. 니게, 당신의 친절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데, 사진 한번 같이 찍어도 될까요?”

하지만 렌터카샵은 문이 닫혀 있었다.

어쩔 수 없이 길을 따라 약 20분정도 걷다가 옆에 있는 관광센터를 만났다.

“내가 돈이 얼마 없다”면서 “저렴한 호스텔”을 물었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관광안내소 관계자는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숙소도 안 잡고 오셨다구요? 어디서 입국하셨죠? 다시 돌아가셔야 합니다. 제가 경찰을 불러드릴게요.”

그는 경찰을 불러 당장이라도 나를 공항으로 돌려보낼 기세였다.

울며 겨자 먹기로 “이야기 해둔 숙소는 있는데 너무 멀어서 중간에서 숙소를 찾고 있는 중”이라고 둘러대면서 위기를 모면했다.

도미토리에서 100뉴질랜드 달러(한화 약 8만원) 숙소를 둘러 봤지만 앞으로의 여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금액이었기 때문에 정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한국에서 송금 받는 방법을 알아보려 은행엘 갔으나 이도 여의치 않았다.

계좌 개설 등 필요한 절차와 서류가 많아 송금을 받을 수 없었다.

먼 나라 이국땅에서 당장 돈은 없고 난감한 상황은 계속됐다. 은행직원이 딱한 상황을 알아보고 나를 민가로 데려갔다. 민가에서 ‘왓데’ 가족을 만났다. 그들은 나를 집으로 안내한 뒤 자기가 쓰던 안방을 내주었다. 그렇게 몇 일간의 동거가 시작됐다.

왓데 씨는 매일 출근을 했다. 나는 머무는 동안 방학 중인 ‘제이니 부인’에게 한국노래를 가르쳐주는 것으로 보답하려했다.

“제이니 부인, 한국에 대해서 알아요?”

“사실, 잘 몰라요 한국 사람을 보는 것도 처음이에요.”

“그러면 아예 모르는 한국에 대해서 노래하나 가르쳐 드릴게요.”

다행히 제이니 부인은 긍정적이었다.

1971년도 라나에로스포라는 혼성 듀엣 그룹의 ‘은희’가 부른 노래, ‘사랑해’ 를 불러주었다. 멜로디가 느리고 발음이 쉬웠기 때문이다.

“레미! 노래 정말 잘 하네요. 목소리가 정말 좋아요!”

제이니 부인은 노래를 금방 배웠다. 30분도 안 돼 한글을 읽으며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었다.

그녀와 함께 노래를 불렀다. 마치 아빠와 딸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무슨 까닭인지 알수 없었다.

나와 합을 맞춰 불러본 노래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아서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았다.

그렇게 먼 나라 작은 섬의 생소한 사람과 함께 음악이라는 매개체로 가까워 질 수 있었다. 퇴근 후 왓데씨도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곳의 음식은 특이했다.

카사바와 브레드프룻을 잘게 잘라 볶음밥처럼 만든 밥을 밥솥에 가득 채워두고 언제든지 배고플 때 먹을 수 있었다.

이 많은 걸 어떻게 다 먹지? 하고 보통 내가 먼저 먹고 같이 먹어도 내일 아침까지는 먹겠네 라고 생각했던 것이 오판이었다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된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면 저녁식사거리를 준비해 두었다.

니우에 음식인지, 통가음식인지는 모르지만, 니우에에서 먹었으니 니우에 음식일 것이다.

독특하면서 감칠맛이 났다. 낯선 이국인을 불편 없이 잘 챙겨주는 제이니와 왓데 부부가 고마울 따름이었다. 이렇게 조건 없이 잘 대해주는 것이 신기하고 놀라울 뿐이었다.

한가지 걱정은 있었다. 혹시 돈이 없다는 핑계로,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핑계로 남의 집에 무례하게 신세를 진 것이 아닌가 하는 미안함은 떨치기 쉽지 않았다.

귀국하면 이 가족들을 위해 무엇인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됐다.

 
니우에 공항으로 입국하면 나서면 처음 보이는 풍경 사람이 별로 없다
니우에 국제공항 모습
니우에 국제공항 모습.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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