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남 군수가 ‘해저터널’에 ‘올인’하는 이유
장충남 군수가 ‘해저터널’에 ‘올인’하는 이유
  • 문병기
  • 승인 2021.03.10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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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여수 해저터널 건설 사업’이 요즘처럼 이슈가 된 적도 없었다. 20여 년 전 일이라 식상할 법도 한데, 또다시 세상 밖으로 나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가덕도 신공항처럼 선거 때마다 나오는 ‘단골 메뉴’쯤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이번만은 다를 것이란 믿음이 곳곳에 묻어난다.

세상이 변해서 일까. 아니면 사람이 바뀌었기 때문일까. 남해에서 시작해 들불처럼 번지는 건설에 대한 열망이 ‘찻잔 속 태풍’ 같지는 않아 보인다.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데다 그 중심에 장충남 남해군수가 있기 때문이다. 장 군수의 하루는 해저터널에서 시작해 해저터널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했으면 ‘해저터널만 완공된다면 군수로서의 소임을 다한 것’이라고 토로했겠나. 그만큼 해저터널이 가져올 엄청난 파급효과들이 인구소멸지역 남해군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기폭제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는 해저터널 얘기만 나오면 눈빛이 살아난다. 당당하고 거침없는 말투에는 자신감이 넘친다. 인구 4만의 남해군수가 이루기에는 녹록치 않아 보이지만,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어 보인다. 그만큼 절박한 심정이고 꼭 해내야만 한다는 사명감으로 똘똘 뭉쳐 있는 듯하다.

장 군수는 왜 해저터널에 그렇게 ‘올인’ 하는 것일까. ‘남해 뿐 아니라 전 국토의 부가가치를 상승시키는 획기적인 사업이다. 남해안권의 혈을 뚫고 단군 이래 최대의 경제적 시너지효과를 불러올 대역사’이란게 이유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개성에서 서해안을 지나 목포를 거쳐 부산까지 이어지는 국도 77호선 중, 유일한 단절 구간이 남해~여수 구간이다. 남해~여수 해저터널을 통해 국도 77호선이 완전 개통되면, 남해안 권은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떠오를 수 있다. 여수를 중심으로 한 전남 동부권의 4000만 관광객과 남해·사천·하동·통영·거제의 3000만 관광객이 해저터널을 통해 오갈 수 있다.

그 중심에 남해군이 자리하기에 비약적인 발전이 기대된다. 해저터널이 뚫리는 순간 남해군에는 KTX역과 공항이 신설되는 효과가 있다. 주요 도시와의 접근성이 좋아져 정주 여건이 개선되고 남해군 전체가 번영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장군수가 ‘해저터널 건설에 6000억원을 투자하면 60조, 600조 이상의 경제적 시너지효과를 창출 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이유이다.

그의 바람대로 20여년 제자리를 맴돌던 이 사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지난 1월 ‘제5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 일괄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파란불이 켜졌다. 향후 지역균형발전성과 정책성에 초점을 맞춘 종합 심사에서 판가름 날 것이며, 장 군수의 꿈도 길몽이 될 지 악몽이 될 지 결정 나게 된다.

장 군수는 틈만 나면 국토부 등 정부기관과 국회를 찾아가 당위성을 설명하며 ‘읍소’하고 있다. 남해군은 ‘범군민·향우 추진위원회’를 구성했고, 경남과 전남도도 건의문을 채택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가능성이 높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장 군수의 바람이 일장춘몽으로 끝날 수도 있다. 2002년부터 4차례의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번번이 경제성 분석이 발목을 잡았다. 그만큼 넘어야 할 산이 높고 험하다는 뜻이다.

경제성도 중요하지만 동서화합과 발전, 경남과 전남이란 특수성을 감안해야 하며, 반드시 추진돼야 할 사업임은 분명해졌다. ‘성공은 꿈꾸는 자의 몫’이라 했다. 장충남 군수의 시험대는 이제 시작됐다.

서부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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