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소재부품 공급망은 안전한가?
경남의 소재부품 공급망은 안전한가?
  • 경남일보
  • 승인 2021.03.1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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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부용 (객원논설위원·경남연구원 초빙연구위원)
얼마 전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전략적 산업소재부품에 대한 공급망 점검에 관한 행정명령을 지시한 바 있다. 희토류, 반도체, 의약품 및 차량용 배터리 등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추라는 뜻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지속됨에도 세계 각국과 지방정부는 미래를 진단하고 대비해가는데 반해 우리는 기업과 경제계의 몫으로 돌려버리는 경향이 짙다.

철강, 원유, 가스와 같은 원자재는 물론이고 제어 시스템과 차량용 반도체, 그리고 도내 주력업종인 LNG운반선의 핵심부품류와 해양플랜트를 구성하는 많은 소재부품들은 경남 제조업에 없어서는 안 될 혈류로 외부에서 조달하고 있다. 실제 기계, 자동차, 선박, 건설중장비, 항공우주 등의 업종에 투입되는 핵심부품과 재료 및 제어, 설계, 디자인과 같은 대부분의 요소들은 도 밖에서 이입, 접목시켜야 생산과 완성이 가능하다. 지역 내 기초과학과 소재부품의 기반이 허실하다는 방증이다. 업종과 제품들 하나하나마다 소재와 부품, 설계와 디자인, 제조와 안전성 검증, 보관, 배송과 판매와 소비단계까지를 다지고 키워 클러스터를 구축해야 함에도 완성품만 생각하는 근시안적 정책과 지원으로는 미래를 대비할 수가 없다.

창원의 GM자동차나 진해신항 부근에 있는 르노삼성차가 내수나 수출에 있어서 국내 경쟁업체인 현대나 기아차에 뒤지고 최근에 위기가 다시 감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열세의 이유를 냉정하게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경영악화나 위기를 거론하면서 조립 가공할 신차 배정과 노사갈등을 외견상으로 들고 있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설계와 디자인, 소재와 원료, 부품 등의 도내외 공급망에서부터 최종재 생산과 판촉 및 AS까지를 망라한 산업생태계가 불안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엄청난 기술의 반도체를 심은 인공지능의 전기차나 수소차를 미래자동차로 확신하고 세계적인 추이에 총력적 사세를 모아가는 와중에, 이들 두 업체는 핵심부품과 기술을 대부분 수입으로 충족, 장착해야 한다. 생태계가 불안하면 글로벌 공급망이라도 갖추고 안정화시켜야 하지만 세계 경제위기로 인해 내수나 수출이 한계이다 보니 공급망 불안으로 경쟁업체보다 자주 위기설로 몰리는 것이다. 인공지능(AI)의 전기차는 미래기술력에서 큰 차이를 갖기 때문에 현대·기아나 해외 대형 자동차업체들은 각 소재부품에서 최종 완성차 생산까지의 전 단계를 수직계열화로 공급망을 안정화시켜 가는 미래전략을 택하고 있다. 자동차 외의 선박과 항공 등 다른 업종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인공지능의 가속화는 경제민족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18세기 산업화 이후 비교우위의 자유무역체제만이 모든 국가와 지구를 풍요롭게 한다는 게 인류의 약속이었지만, 약 4년 전 출범했던 미국 트럼프 정부는 “오직 미국(America First)”의 기치를 내세웠다. 산업화시기의 핵심기술들은 개발과 활용이 일부 국가들의 전유물이었고 그들만이 선진국이 되었다면, 정보통신기술(ICT)의 혁신총아인 인공지능의 4차 산업혁명 기술군은 모든 나라, 모든 기업들이 두뇌로 이끌어내고 있다. 그래서 산업화시대의 선진국이라는 미국과 트럼프와 최근 바이든 대통령까지도 자존심을 구겨가며 사람과 첨단기술과 기업 전부를 아예 미국으로 옮겨야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세계와의 약속이자 자유무역시스템을 깨뜨린 장본인이 트럼프와 그의 정부라고 단언하지만 본질은 첨단기술의 개발과 위력이 도화선이 된 셈이다.

코로나가 여전히 인류와 경제를 힘들게 하고 있으나 세계경제는 비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과 쇼핑몰에서, 그리고 국내외 여행과 대면활동에서의 지출비가 비대면 경제상황으로 인해 스마트기기, 주택과 가구, 인테리어와 게임, 그리고 직구 등 내구재 수요로의 이동이 그것이다. 경남도에서도 기업과 상공계 등 산학연관 합심으로 주력업종과 품목에 대한 공급망 다지기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섰다.

송부용 객원논설위원·경남연구원 초빙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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