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세계 시장점유율 90%의 한국 부탄가스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세계 시장점유율 90%의 한국 부탄가스
  • 경남일보
  • 승인 2021.03.1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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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가스


가스는 일반적으로 상태에 따라 압축가스, 액화가스, 용해가스로 나누고 연소성에 따라 가연성 가스, 조연성 가스, 불연성 가스로 구분하며 가스 압력에 따라 고압, 중압, 저압가스로 구분하기도 한다. 가스연료는 일반적으로 가연성가스를 말하며 가스연료를 운반하거나 저장하는 경우에 가스를 압축 또는 액화하여 체적을 감소시켜 취급하는 것이 편리하다. 가스연료의 종류로는 액화석유가스, 천연가스, 석탄가스 등이 있으며 부생가스 형태로 발생되는 코크스 가스, 소화가스, 매립가스 등이 있다. 가스기기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연료가스로는 천연가스, LPG가 있는 데, LPG는 석유계 연료로서 액화저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송이 용이하며 천연가스는 가스전에서 채굴되어 배관을 통해 수송되거나 액화과정을 거쳐 연료가스로 이용되고 있다.

일반가정에 공급되는 LP가스는 석유계 탄화수소의 일종으로 프로판 성분이 주를 이루며 부탄, 프로필렌, 부틸렌 등이 약간 포함되어 있다. 제조는 원유를 분리, 정제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가스가 발생하는데 정유공장의 원료로 일부 사용되고 그 이외는 모두 액화하여 LPG로 생산된다. 그리고 유정에서 석유와 함께 분출되는 가스를 유정가스라 부르는데 대개 액화성분을 함유하므로 습성가스라고 한다. 이 습성가스를 압축법, 흡착법에 의해 분리 액화 된 것이 프로판과 부탄이다. 이 부탄가스를 작은 용기에 담아 휴대용으로 상용화한 건 일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90% 이상을 우리나라 부탄가스가 차지하고 있다. 업계가 추산하는 전 세계 부탄가스 연간 소비량은 5~6억개 정도인데, 국산제품이 4억8000만개 정도라고 한다.

30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 제품이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1986~88년부터 상황이 급반전을 하면서 한국의 부탄가스 제조사들이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그 이유가 바로 ‘86 아시안게임’과 ‘88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외국인들의 한국 방문이 급증하면서 요식업 쪽의 창업 열기가 덩달아 올랐던 데다가 다양한 스포츠 이벤트들과 함께 야외활동들이 활성화 되는 가운데 휴대용 부탄가스의 사용이 급증하게 되었던 것이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식탁 위에 이른바 ‘블루스타’ 소형 가스레인지를 올려놓고 간편하게 조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문화적 충격을 받았던 한편, 각국으로 돌아간 방문객들이 한국에서 사용했던 부탄가스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한편 또 하나의 결정적인 계기는 1995년에 일본에서 있었던 고베 대지진이 일어나면서부터였다고 한다. 일본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었던 터라 일본 전역의 사회 기반시설이 전반적으로 붕괴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다. 이러한 일본의 지진여파로 인하여 당시 생필품이나 다름없는 휴대용 부탄가스의 수요가 엄청나게 폭증하게 된 것이다. 부탄가스를 최초로 개발하여 상용화 했던 일본이 한국에서 오히려 수입을 해야 했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때부터 한국의 부탄가스 업계는 해외 수출에 눈을 뜨기 시작한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이제 한국은 명실상부한 부탄가스 강국이다. ‘썬연료’로 유명한 기업집단 주식회사 태양은 전 세계 휴대용 부탄가스 시장의 60% 점유로, 국내 점유율 1위이자 세계 점유율 1위를 점하고 있는데다가, 대륙제관과 오제이씨 그리고 화산까지 합치면 점유율은 90% 정도로 더 높아진다.

전 세계 시장 규모가 약 7억개 정도인데 국내 판매량은 2억 개를 조금 넘는다. 국내 시장 규모는 연간 2억~2억1000만개로 1990년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전 세계 시장이 최근 10년간 약 5억개에서 약 7억개로 늘어난 것은 이른바 ‘K푸드’라는 한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국제관공업협동조합의 분석에 따르면, “끓여 먹는 음식 문화가 휴대용이라는 사용 편의성과 맞물리면서 부탄가스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부탄가스는 대부분 국내에서 생산돼 전 세계 약 70개 국가로 수출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중국,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아프리카에서도 부탄가스 소비량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는 희소식이다.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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