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롭게 사는 법
지혜롭게 사는 법
  • 경남일보
  • 승인 2021.03.1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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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홍 (해마음정신의학과 원장)
 

얼마 전 평소 존경해오던 교수님께서 책을 출판하셨다. ‘이런 세상에서 지혜롭게 산다는 것’ 이라는 제목의 책인데 처음에는 정신과 의사가 지혜에 대한 책을 쓴다는 것이 낯설게 느껴졌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우리의 갈등과 정신적 고통들이 지혜가 부족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는 지혜를 ‘삶에서 풀기 어려운 문제들에 대처하는 능력’ 이라고 정의했다. 즉 우리가 더 지혜로워진다면 삶의 문제들에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고통도 줄어들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더 지혜로워질 수 있을까? 위의 책에서는 지혜의 7가지의 요소를 제시했는데 그 중 3가지는 지혜는 맥락적이고, 상대적이고, 장기적 안목을 가지는 것이라고 한다. 이 3가지를 조금 다른 말로 바꾸면 지혜는 바로 마음의 유연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혜의 맥락적 요소는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나의 생각과 행동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는 힘을 뜻한다.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퇴근 후 가족에게 화풀이를 하는 사람들은 외부의 맥락에 따라 자신의 욕구나 생각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지혜가 부족한 사람이다. 지혜의 상대적 요소는 각자의 마음에 따라 생각이 서로 다름을 알고, 나의 관점만이 옳다고 주장하지 않는 것이다. 서로 싸우는 하인들을 보고 둘 다 옳다 라고 이야기한 황희 정승은 이 상대성 요소를 체득한 지혜로운 사람이었다. 또 지혜로운 사람은 눈앞에 보이는 현재의 상황에만 매몰되지 않는다.

찰리 채플린은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했다. 당장 눈앞의 고통도 인생 전체로 보면 다른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

이처럼 지혜롭다는 것은 상황에 따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각자의 마음에 따라 유연한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독일의 정신과 의사 마이클 린덴은 정신적 충격이나 트라우마를 겪은 후 지속적인 분노와 억울함, 무력감을 느끼는 질환을 ‘외상 후 울분 장애’ 라고 정의했고 그에 대한 치료 방법으로 ‘지혜 치료’를 제시했다.

2018년 서울대에서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에서 만성적 울분을 겪는 사람이 독일의 6배에 이른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지혜는 타고난 것이 아니라 배우고 계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지식 공부도 필요하겠지만 우리의 행복과 성장에 꼭 필요한 지혜를 배우고 익히는 것도 놓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철홍/해마음정신의학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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