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탄소중립 시대, 소중한 흙을 살리자
[기고]탄소중립 시대, 소중한 흙을 살리자
  • 경남일보
  • 승인 2021.03.1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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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양수 (전 경상남도농업기술원장)
도시 생활 속에 흙을 밟아 볼 일이 없어서인지 진주 시민의 건강 지킴이 선학산에 가보면 맨발로 등산하는 사람들을 가끔 본다.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원소가 흙과 비슷하여 흙이 인간의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보도는 참 많이 보고되고 있다. 지난 3월 11일은 농촌진흥청이 주관이 되어 온라인으로 ‘제6회 흙의 날’기념식을 개최했다. 흙의 소중함을 알고 토양보전의 필요성을 국민에게 알리고자 제정된 법정 기념일이다.

지난 한해 우리나라는 코로나19와 함께 기후변화로 유난히도 긴 장마와 태풍을 겪으면서 농경지 유실과 침수로 많은 피해를 입는 등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삶을 살았고 올 2월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지만 코로나19는 확진은 연일 400~500명선이다. 참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이 힘든 날을 이겨내고 나면 일상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희망으로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지만 탄소 배출을 줄이지 못하면 불과 70~80년 뒤에는 코로나19 보다 5배가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기후 재앙에 대한 보도는 또 다른 암울한 재난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정부에서는 기후변화 완화를 위해 탄소중립(Net-Zero)을 선언하고 “2050년까지 국내 탄소 순배출을 제로(0)”로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 농업의 현실은 농업인구의 감소, 노동력 부족, 지방 소멸, 경지면적의 감소 등 수많은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극복해 내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많은 화석연료 사용과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로 좁은 땅에서 인구가 급증하는 바람에 삶의 터전인 흙을 오염시키게 되었다.

지금은 우리나라 인구가 매년 줄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세기를 뒤돌아보면 1950년 우리나라의 인구수는 2000만명도 안 되었지만 1985년에는 4000만명이 되었고, 27년 뒤인 2012년에는 5000만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의학 기술의 발달도 있겠지만 농업과학 기술자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로 벼 등 다수확 품종 개발과 작물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화학비료와 농약 개발로 많은 먹거리를 생산한 몫도 컸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최근 30년 사이에 평균온도가 1.4도나 상승하는 등 온난화 경향이 더욱 빠르게 진행되어 폭염, 폭설, 태풍, 산불, 가뭄 등 이상 기후 현상이 빈번해지고 작물 재배환경도 급격하게 변화되고 있다.

필자가 농업 공직자로 첫 발을 디딘 1977년도에는 통일벼 전면 재배와 농지를 비옥하게 하기 위한 퇴비증산, 지·덕·노·체의 4-H회 육성과 초식가축 시범 마을 조성 등을 지도하는 일이 주된 업무였다. 이제 소중한 자연 자원인 흙을 살리고, 탄소중립 시대에 우리 농업인들은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해 식물이 자라고 높은 생산성을 추구하기 위해서 무기·유기질 양분은 필수적이지만 토경 재배 시에는 토양검정과 양액 재배 시에는 수질분석을 통해 식물이 꼭 필요한 양·수분만을 공급하고 토양의 물리·화학성을 좋게 하기 위해서 완숙퇴비·바이오차 등을 시용하는 한편,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반드시 적정 농경지를 확보하도록 하고, 토양, 비료, 식물생리 등 농업 과학기술 연구 개발 보급에 과감한 투자와 국민 모두가 온실가스 줄이기 정책에 적극 동참해서 흙의 공익적 가치와 중요성이 후손에게 올곧게 전달되기를 기원한다.
 
강양수 전 경상남도농업기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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