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달 목욕
[천왕봉] 달 목욕
  • 경남일보
  • 승인 2021.03.2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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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모 (논설위원)
진주의 한 목욕탕과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가 며칠 사이에 이백 수십 명에 이르렀다. 이 중 상당수가 60대 이상의 고령층이란다. 이들은 목욕탕 휴게 공간에서 음식을 나눠먹거나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매일 목욕탕에서 만나는 ‘목욕 친구’들인 거다. 적어도 진주에서 동네 목욕탕은 고령층의 사교장인 셈이다.

▶전국 곳곳의 목욕탕에서 집단감염이 끊이질 않는다. 울산과 거제서도 사우나발 집단감염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3차 유행이 휩쓸고 있는 판에 확산의 주요 원인인 목욕탕에 대한 대책이 나왔다. 여러 대책 중에 ‘달 목욕’ 금지가 눈길을 끈다. 한 달 이용권을 한꺼번에 사는 게 달 목욕이다. 값은 업소마다 차이가 있지만 진주의 주택가 목욕탕들은 대개 5만~7만원 안팎이다. 이 돈으로 매일 하루 두 번 이상도 목욕을 즐길 수 있다. 진주시는 이걸 금지시켰다.

▶달 목욕과 집단감염 간에 직접 역학적 인과관계가 있는 건 물론 아니다. 따라서 금지는 목욕탕 다중집합을 최소한으로 줄이려는 의도일 테다. 필요 이상으로 목욕탕에 자주 드나들면서 오래 머무르는 사람들의 대면을 억제하려는 뜻이리라. 방역대책의 하나여서 이에 시비를 걸 일은 아니겠다.

▶하지만 매일 목욕하는 걸 운동으로 삼으며 노년 건강의 비결로 아는 분들의 불만도 크지 싶다. 노년의 외로움을 달래던 목욕탕 만남도 아쉬울 거다. 그렇잖아도 비대면이 하루의 대부분인 노인분들에게 달 목욕 금지는 큰 고민일 수 있다. 땜질식의 무조건 금지보다는 취약계층을 고려한, 더 정교한 대안은 없는 걸까.
 
정재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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