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의회 ‘본분’ 잊지 말기를
김해시의회 ‘본분’ 잊지 말기를
  • 박준언
  • 승인 2021.03.28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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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자세로 시민 한분 한분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사랑받는 의회가 되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김해시의회 홈페이지에 적혀 있는 내용이다. 시민의 대변자 자격으로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통해 시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러나 최근 김해시의회의 모습을 보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실망을 넘어 부끄러운 수준이다. 오죽했으면 한 시의원은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다고까지 했을까. 김해시의회는 코로나19 국가 재난으로 온 국민이 고통을 분담하고 있는 이때 올해 의원 해외연수비를 사상 처음으로 1억원 넘게 책정했다. 경남도내 18개 시군의회 대부분이 삭감하고 동결했지만 김해시의회는 전년도보다 16%나 인상했다. 성난 시민들의 거센 항의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언론에도 보도되는 등 ‘뭇매’를 맞은 뒤에야 슬그머니 반납을 약속했다.

본인의 지역구 관급 공사에 남편의 업체가 수주 받아 구설에 오른 의원도 나왔다. 지난 19일 열린 제235회 임시회에서는 A의원 남편 업체가 지역구 도시계획도로 공사 입찰에 참여해 수억 원대의 공사를 수주 받은 것은 물론 이 일로 김해시도 감사원 제재를 받았고 그 업체는 김해시로부터 부정당 업체 처분을 받았다는 내용이 폭로됐다. 해당 공사에 참여한 경쟁 입찰 업체는 53개사였다.

이에 대해 A의원은 김해시가 감사 지적받기 전까지 회사 대표자가 자신의 남편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 33조’에 따라 자신의 남편 회사가 공사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챙기지 못한 직원의 실수라는 ‘궁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자신은 개인적 이득을 취하기 위한 어떠한 고의적 행동도 하지 않았으며 의원 윤리를 지키고자 하는 소신과 의지가 강했다고 밝혔다. 변명이 오히려 김해시와 남편 회사 직원을 욕보이는 꼴이어서 소신을 논할 자격이 있는지 궁금하다. 외상으로 식사 후 돈을 갚지 않았다는 의원도 드러났다. B의원은 시청 주변 식당에서 수회에 걸쳐 식사를 하고 돈을 주지 않았다가 논란이 일자 뒤늦게 값을 지불했다고 한다. 어처구니가 없는 지저분한 행태다.

기초의원을 비롯한 선출직 공직자는 시민을 대신해 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그 권한에는 ‘책임’이 따른다. 이를 혼돈해 ‘권력’을 가진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시의회와 관련된 이야기도 이곳저곳에서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김해시의회는 홈페이지에 스스로 적은대로 시민의 대표기관으로서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생산적인 의회가 되기를 바란다.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박준언기자 창원총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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