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농촌 미세먼지 줄이기
[농업이야기]농촌 미세먼지 줄이기
  • 경남일보
  • 승인 2021.03.3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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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봄이면 중국이나 몽골 등에서 작은 모래나 황토, 먼지 등이 바람을 타고 날아와 떨어지는 황사를 보면서 성장했다. 그러나 요즘은 황사보다는 미세먼지라는 말을 더 많이 들어며 외출할 때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 되었다. 이제는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마스크는 필수적으로 챙겨야 할 상황이다. 아이들이 마음 놓고 야외에서 놀기도 어렵고 농업인도 영농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먼지란 대기 중에 떠다니거나 흩날려 다니는 입자상 물질을 말하는데, 화석연료를 태울 때나 공장, 자동차 등의 배출가스에서 많이 발생한다. 먼지의 입자 크기는 50μm 이하인 총먼지(TSP)와 입자 크기가 매우 작은 미세먼지(PM)로 구분한다. 미세먼지는 사람의 머리카락 지름(50~70μm)보다 약 1/5~1/7 정도로 작아서 식물의 잎에 부착되면 기공을 막고 광합성을 저해하여 수목과 식생을 손상하고 나아가 생태계까지 파괴한다. 특히, 농촌 지역에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농업인, 가축, 작물에 직접 피해를 줄 수 있어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그럼 우리 농촌의 미세먼지 발생은 어떨까? 농촌지역은 도심보다 공장 및 자동차 등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대부분 농가에서 영농부산물을 소각에 의존한다. 또한 농업기계, 축산시설 등 다양한 곳에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미세먼지가 배출되고 있다. 농업 활동에서 미세먼지는 농업 부산물 소각으로 연간 9537t(배출량의 64%, 1위), 트랙터·경운기 등 농업기계를 통해 2568t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시골에서 벌어지는 쓰레기 불법 소각의 경우, 각종 영농 부산물에서부터 플라스틱과 비닐류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있다. 낮에 연기가 피어오르면 산불 감시원이 곧장 출동하여 불을 피우지 못하도록 제재하기 때문에 해가 진 야간에 소각이 이루어지는 곳이 많다. 때로는 화재로 착각할 정도로 심각한 매연과 독한 플라스틱 타는 냄새가 마을을 덮을 때도 있다. 이런 시골의 쓰레기 불법 소각 문제는 인심 좋은 농촌 마을 주민들 사이에 심각한 갈등 요인 중 하나가 되어있으나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는 것도 현실이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 생각을 바꿔야 할 시기이다. 먼저 논밭두렁 태우기는 여름날 농약 한 말과 맞먹은 효과가 있다고 하여 농약이 없던 시절 우리 조상들의 풍습으로 여겨져 봄철 영농 시작 전에 많이 했다. 하지만,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해충 방제효과가 거의 없으며 대신 농사에 유익한 천적이 감소했다고 한다. 따라서 화재 예방을 위해 논두렁과 밭두렁 태우기는 하지 말아야겠다. 두 번째 영농활동 부산물인 깻대, 고춧대, 보릿대, 콩대, 나뭇가지 등을 소각하지 말고 파쇄 하여 퇴비로 자원화 하는 방법으로 미세먼지를 줄여야겠다. 참고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사업으로“농업부산물, 잔재물 일제 파쇄 날”을 운영하고 있다. 세 번째 발생한 쓰레기 중 비닐, 농약병 등은 지정된 장소에 배출하고 일반 생활 쓰레기는 종량제 봉투를 담아서 처리하는 등 개인의 노력과 지역사회의 대책이 필요하겠다.

흔히 지금 내가 사는 지구는 후손들로부터 빌려 쓰고 있다고 한다. 그 때문에 내가 태어난 고향, 지구를 아껴서 소중한 내 자식과 후손들에게 미안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 미세먼지 줄이기에 동참해야 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도시 생활에 힘들고 지친 몸과 마음이 편안하게 돌아갈 수 있는 농촌이 되고 살아 숨 쉬는 시골이 유지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승윤 경남도농업기술원 미래농업교육과 농업기계교육 담당 공학박사



 
이승윤 경남도농업기술원 미래농업교육과 농업기계교육 담당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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